[뉴스핌=김연순 기자] 엔/원 환율이 5년여 만에 세자릿수인 900원대로 떨어졌다.
30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100엔당 1000원 선이 붕괴된 뒤 오전 9시 외환시장 개장 직후 100엔당 999.62원까지 하락했다. 엔-원 환율이 1000원 밑으로 하락한 것은 2008년 9월 9일(장중 저가 996.68원)이후 5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후 외환당국의 경계감이 커지면서 1000원대로 다시 회복했다. 오전 11시 10분 서울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01.48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1년 10월 5일 1561.65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던 엔/원 환율은 약 2년 2개월 만에 600원 가까이 급락하며 5년 3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앞서 외환당국은 엔/원 환율의 세자릿수 하락을 허용할 뜻을 내비쳤다.
기획재정부 정은보 차관보는 지난 2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2014년 경제정책방향' 브리핑 이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기업들은 엔저(740원), 엔고(1600원)도 경험했다"며 "경험이 있는 만큼 과거보다는 준비가 잘 돼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차관보는 일본기업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1985년도 플라자 합의 때도 일본기업은 엔고를 체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통해 극복했다"며 "개별기업들이 자기들이 체질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엔저에 엔/원 환율까지 급락하면서 국내 전기·전자, 자동차, 화학업종을 중심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경고음 또한 나오고 있다. 그간 지속적인 엔저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출업체들이 비교적 잘 견뎠지만 100엔당 원화가 1000원을 하회할 경우 일본업체와 경쟁관계가 있는 기업들의 영업환경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우리나라와 수출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의 자동차, 반도체, 화학제품 등의 수출물량이 지난 7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LG경제연구소 이창선 연구위원은 "환율의 단위당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된 것은 사실이지만, 엔/원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 제품의 가격경쟁력에 부담 요소가 될 것"이라며 "엔저로 현재 일본 기업과 경쟁 관계에 놓여있는 전기·전자, 자동차 등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한편 이 시각 현재 달러/엔 환율은 105엔선을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소폭 상승하면서 1050원대 중반 등락을 보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