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과 국내에서 진행 중인 통신 상용특허 소송에서 패소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상대로 상용특허 침해를 주장했지만 국내 법원은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최근 자국 보호주의에 막혀 궁지에 몰린 삼성전자로서는 국내 법원의 이번 판결로 내년 미국 내 2차 본안소송 부담만 더 커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즉각 유감을 표시하면서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항소의 의지를 나타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부장판사 심우용)는 12일 삼성전자가 애플의 상용특허 침해를 주장한 소송에서 애플이 삼성전자 특허를 1건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단문메시지 입력 중 화면 분할(808 특허), 문자메시지와 사진 표시 방법(700 특허), 상황 지시자-이벤트 발생 연계(645 특허) 등 3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808 특허와 700 특허는 무효, 645 특허에 대해서는 애플의 비침해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통상의 기술자라면 비교대상 발명으로부터 808 특허와 646 특허를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다"며 "진보성이 부정돼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700 특허의 경우 애플의 제품은 SMS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없어 문언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메시지 간 수신 시간 차이를 비교하는 구성과 응답메시지를 그룹화하는 구성 등이 결여돼 삼성 측 주장은 이유 없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손해배상액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삼성전자는 특허침해로 인해 발생한 손해액을 우선 1억원으로 청구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법원에서 진행된 손해배상액 재산정 재판에서 배상액을 12% 줄이는 데 그친 데 이어 국내에서도 패소하면서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됐다.
특히 이번 소송이 애플에 대한 강력한 공세였다는 점에서 글로벌 특허소송에서 부담은 더 커졌다. 만약 승소했다면 아이폰5, 아이폰4s, 아이패드4, 아이패드 미니, 아이패드2의 국내 판매까지도 궁극적으로 막을 수 있는 펀치였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통신특허소송에서 표준특허가 막히면서 상용특허로 공세를 높여왔다. 표준특허 공세는 이른바 '프랜드 원칙'(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특허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단적으로 지난 8월 미국에서의 본안소송에서도 삼성전자는 통신 표준특허를 내세웠지만 배심원단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도 삼성전자는 3세대(G)통신 표준특허로 아이폰의 수입금지 명령을 이끌어냈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결국 승리를 거머쥐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국내 법원이 상용특허 3건 모두에서 사실상 애플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용특허 역시 소송의 무기로 적당한 것인지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특히 내년 3월 미국에서의 2차 본안소송이 삼성전자와 애플 간 상용특허 소송이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오히려 미국 소송까지 불리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당사의 특허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며 "항소할 방침"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준현)는 지난해 8월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인 첫번째 표준특허 소송에서 양측이 서로의 특허 일부분을 침해했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애플이 무선 데이터 전송 등 삼성의 표준특허 2건을 침해했고 삼성은 애플의 바운스백(사용자가 제품의 화면 경계를 넘어가도록 조작할 경우 빈 공간을 보여준 뒤 복귀하는 기능) 특허 1건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1심 판결 후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항소하면서 이 소송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