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연초 이후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정작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일본 제품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미국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25%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일본은행(BOJ)이 적극적인 엔화 평가절하를 도모하는 것은 수출 경쟁력을 높여 경기 회복을 가속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원론적으로 엔화 급락은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여야 마땅하지만 실상 ‘메이드 인 재팬’의 가격 하락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일본 제품의 가격은 불과 2%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대다수의 일본 기업들이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만큼 제품의 수출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수출 업체들이 환율을 온전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시장 가격’ 정책을 도입하고 있어서다. 즉, 해당 수출시장의 지배적인 가격 수준에 맞춰 수출품의 가격을 책정한다는 얘기다.
노린주킨 리서치의 미나미 다케시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일본 기업들이 같은 속도로 수출 제품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통화 가치보다 해당 상품의 시장 가격 수준이 보다 지배적인 변수”라고 설명했다.
환율 움직임을 적극 반영해 수출 제품의 가격을 후려칠 경우 덤핑 의혹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수출 기업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목표는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있기 때문에 통화 가치 하락에 맞춰 제품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아도 소비자들의 수요가 뒷받침될 경우 환율을 굳이 반영할 이유가 없다고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엔화가 반등할 가능성도 일본 수출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제품 가격을 적극 내리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높은 데다 엔화 가치가 오를 경우 떨어뜨린 가격을 다시 높일 때 소비자들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일본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기대했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통화 가치 절하와 수출 증가 사이에 상당한 시간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