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면역력이 또 떨어졌기 때문일까. KT가 또 다시 CEO(대표이사)홍역을 앓고 있다. 일반적으로 홍역은 한번 걸린 후 일생동안 면역력이 생기지만 KT는 체질상 그렇지 못한 듯하다.
KT 이사회(의장 김응한)는 12일 이석채 회장의 사임의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석채 회장은 최근의 이슈와 관련해 사임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했고 이사회는 산적한 경영 현안 처리 필요성과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임을 고려, 사임 의사를 수용하기로 했다.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15년 3월까지로 아직 1년 이상 남아 있는 상태.
KT이사회는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표현명 사장(T&C부문장)을 대표이사 회장 직무대행으로 하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수년전 정권이 교체된 뒤에 봤던 '데자뷰(Deja vu) 현상'이다. 지난 2008년 남중수 전 CEO 역시 비슷한 전철(前轍)을 밟았다. 전임자인 남 전 사장은 2008년 연임에 성공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1년을 버티지 못했다. 남 전 사장은 2008년 11월 배임 수재 혐의로 검찰에 구속 기소된 직후 불명예 퇴진했다.
이 때도 지금과 같이 비상경영체제를 꾸렸다. 당시에는 서정수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부사장 5인을 포함한 비상경영위원회를 3개월간 운영했다.
"장수의 명예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물러날 수 없다"며 완강히 버티던 이석채 KT 회장도 결국 무릎을 꿇었다. 검찰의 배임수사와 세 차례의 대대적인 압수수색 그리고 미래부의 위성불법 매각 고발등 사면초가에 놓이면서 더 이상 회장직 수행이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지난 2002년 KT가 민영화를 선언했으나 여전히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현재 KT는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상태이다. 내부적으로는 회장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을 메워야 하고 외부적으로는 경쟁사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50여개가 넘는 계열사를 비롯해 새로운 수익모델도 발굴해야 한다.
이 때문에 KT의 차기 회장만큼은 낙하산 인사가 아닌 전문가가 맡아 흐트러진 조직을 안정화시키고 경영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차기회장 선출을 통해 낙하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제대로 된 국민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는 내부든 외부든 낙하산 인사로 낙인찍인 인물이 아닌 누구나 믿고 인정하는 전문가가 KT를 이끌었으면 한다"며 "만약 이번에도 5년 전과 같은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KT의 데자뷰는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