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 가격이 다시 매입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승 기미를 보이던 금 가격이 지난주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금 104.4톤의 시가평가액도 원가 수준으로 다시 흘러내렸다.
5일 한은에 따르면 외환보유액 3297억달러 중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체의 1.45%를 차지한다. 104.4톤 규모로 온스당 1300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6일 오후 1시 30분(한국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10.20달러(0.78%) 내린 1292.20달러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중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 발언'에 힘입어 상승하던 금값은 지난주부터 다시 하락, 반전했다. 미국 고용지표 등의 개선으로 올해 내 양적완화 축소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금 가격이 하루하루 변하지만 한은이 발표하는 금 평가액은 불변이다. 한은이 외환보유고 자산에 대해 시가평가를 하지 않고 매입가로 발표하기 때문이다.
금은 다른 유가증권과 달리 당연히 이자도 없어 마지막으로 한은이 금을 산 지난 2월 이후 달러 기준 금 보유액은 제자리다.
◆ 반세기가 넘는 한은의 금매입 역사
한은의 금 매입 역사는 의외로 매우 길다.
과거 일제강점기인 조선은행 시절부터 조금씩 금을 사들였고 70년대 IMF(국제통화기금)가 금을 매각할 때도 매입 행렬에 동참한 바 있다.
98년 IMF외환위기 당시 전국민이 '금모으기 운동'을 하던 때도 한은은 모인 금을 상당 부분 매입했다. 이 때까지 모은 금이 14.4톤이다.
본격적인 금 매입은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다. 2011년 이후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90톤을 사들였다. 당시 평균 매입가는 온스당 1600달러지만 과거 워낙 금이 쌀 때 사놓은 게 있어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의 평균 원가는 1300달러다.
한은은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향후에도 금 매입을 늘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우리나라의 금보유 규모는 조사 대상 100개국 가운데 34위로 외환보유액 전체 순위(7위)에 비춰볼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 원가 혹은 시가, 외환보유액 기준 논란
한편, 외환보유액 발표 시 금을 매입단가 기준으로 발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외환보유고의 개념 자체가 위기시 활용 가능한 외화자산인데, 매입가 기준으로 발표하다 보면 실제 평가액과 당연히 괴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IMF 기준에 맞춰 '즉시 유동화가 가능한 가용외환보유액' 개념으로 외환보유액을 정의하고 있다. 적정 외환보유액 규모 논란에 앞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시장가 기준으로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시가 기준으로 할 경우 지나치게 변동성이 커져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운용해야 할 외환보유고를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가격으로 평가하는 것도 적절치 않을 수 있다.
한은 국제국 관계자는 "외환보유고는 그나라 기초에 대한 완충제 역할을 하는 만큼 시가평가를 할 경우 변동성이 커져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며 "일부 국가는 시가평가를 하지만 일반적으로 원가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기준 모두 의미가 있다"며 "선택의 문제고 정책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