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은행권의 전반적인 수익 악화로 점포 정리 방안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지점장들이 이에 대처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모 은행 영업담당 부행장은 지역본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영업환경이 어려워 적자를 보는 일부 지점이 스스로 '출장소'로 격하시켜달라는 건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지역본부장을 통해 전해들었다.
이 부행장은 "지역본부에 가게 되면 어떤 점포들은 영업환경이 열악하고 수익이 나지 않으니까 출장소로 격하하는 게 낫다는 얘기를 한다"며 "지점장들이 원해서 (본인들이 먼저) 요청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출장소는 은행 점포의 한 유형으로 지점 이전 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개 지점(10명)보다 인원이 적고 하는 업무도 점포보다 제한돼 있다. 책임자도 지점장이 아니라 팀장급이 맡아 주변 지점인 모점(母店)의 관리를 받는 게 보통이다.
6일 복수의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점장이 이같이 스스로 출장소로 점포 형태의 급을 낮추려는 것은 흔한 경우는 아니다. 대개는 영업에 좀더 매진해 수익 개선의 돌파구를 찾거나 다른 곳으로의 점포 이동을 요구한다.
지점장 경험이 있는 한 은행 관계자는 "지점장 입장에서는 한번 보직을 받은 이상 잘 해보려고 하지, 안 된다고 (출장소로) 떨어트려야겠다고 하는 지점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진 출장소 격하'를 일종의 지점 탈출구로 보는 시각도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빠져나와 아예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특정 점포가 출장소로 떨어지면 지점장은 지점에서 떨어져 나가고 팀장급이 내려온다"며 "나간 지점장은 특정한 직무가 없는 조사역으로 발령나서 대기하고 있으면 다른 지점으로 재배치를 해 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일종의 자구노력을 포기한다는 차원에서 지점장이 평가에서 좋게 보이지는 않을 수 있다"며 "이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지점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현 상황이 어려운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역으로 실적이 좋지 않은 지점을 골라 살려내겠다는 열정을 갖고 뛰어드는 지점장들도 있다고 한다.
통상적인 방법은 지점장들이 점포 이전을 요구하는 것이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서 새롭게 상권이 부상한 지역이나 유동인구가 더 많은 곳으로 현재 점포를 옮겨달라는 건의다.
하지만 점포 이전이든 출상소로의 점포 격하든 지점장들의 요구 사항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점포의 개설과 폐쇄, 이전, 배치 등 점포 정책은 본점에서 종합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점포 담당 부장은 "지점장들도 평가를 받다보니 실적이 안 좋으면 점포 이전 등을 자주 요청한다"면서도 "점포 이전은 본점에서 종합적으로(실적, 지역 개발 계획, 거점 전략, 향유 전망, 여건, 이전 비용 등) 자료를 보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같은 적자 점포라도 다른 상황에 있는 경우도 있다. 앞의 금융권 관계자는 "오래된 점포나 일반 점포는 보통 경기 악화와 이에 따른 실적 부진에 따른 점포 정리 우려로 동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다만 공단 인근 등에 지은 곳과 같이 특화된 성과를 위해 지은 점포는 경기가 안 좋아지고 공단 성장이 지체되면 동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발(發) 점포정리 요구와 금융권의 점포정리 이슈에 따른 지점들의 이른바 '좌불안석' 시각이 과장됐다는 의견도 있다.
앞의 시중은행 점포 담당 부장은 "점포가 경기가 안 좋아서 적자난다고 하는데 사실상 그렇지 않고 다 이익을 내고 있다"며 "지금은 대기업들이 부실이 나서 은행이 어려운 것이고, 지점들은 대부분 리테일 영업을 하기 때문에 개인을 상대로 영업하는 곳은 거의 적자나는 데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점포 정리 우려에 따른 영업 일선의 동요는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