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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교수의 탐조등] 민자유치, 하려면 제대로 하라

기사입력 : 2013년07월23일 10:12

최종수정 : 2014년06월23일 10:48

제2경부고속도로 등의 굵직한 SOC 사업들이 민자유치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 서울시도 새로운 경전철을 민자방식으로 건설하겠다고 한다. 

민자유치란 도로나 전철 같은 SOC를 민간 사업자가 건설한 후 이용자로부터 사용료를 받게 하는 제도이다. 잘만 된다면 정부 예산도 절감하고 SOC 시설의 효율성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장치이다. 하지만 모든 민자사업이 그런 것은 아니다. 잘 되면 그렇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실제 민자 사업은 오히려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사업보다 더 못한 경우가 많다.  

용인과 의정부, 김해의 경전철은 잘못된 민자유치 사업의 본보기이다. 이용객이 없어서 막대한 적자가 발생할 뿐 아니라 그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년 수백, 수천억씩의 지방재정이 들어가고 있다. 명색이 민자사업이라면서 실질적으로는 납세자의 돈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민자 사업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다. 민간의 돈을 빌려다 쓴 외상 SOC 사업이라고 할까.

민자유치 사업을 이렇게 변질 시킨 주범은 최소수익보장(MRG: Minimum Revenue Guarantee)이라는 제도다. 실제의 수입이 예측한 최소수입보다 작으면 차액을 정부가 보장해준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그 수요예측이라는 것이 믿을 수 없는 숫자라는 것이다. 의정부 경전철의 경우 하루 이용객을 7만 9천명으로 예측했는데 실제는 19%인 1만 5천명에 불과하다. 김해 경전철의 경우는 더 낮은 17%라고 한다. 그 차이에 해당하는 수입을 해당 지자체가 민자 사업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것이 최소수입보장 계약이다. 

왜 수요예측이 부풀려진 것일까. 수요예측을 하는 엔지니어나 연구소의 박사들이 굳이 남의 사업에 재를 뿌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업이 민자유치의 대상으로 시장에 나온다는 것은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이미 하기로 마음을 먹었음을 뜻한다. 그런 사업에 대해 수요가 작다고 예측해서 굳이 사업을 주저 앉힐 이유가 누구에게도 없는 것이다. 책임질 것도 아닌 바에야, 그저 잘 될 것 같다고 말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현실 속에서의 수요예측인 셈이다. 

그러면 왜 지자체나 정부는 최소수입 보장 같은 어찌 보면 굴욕적인 조건을 달아가면서까지 민자를 끌어들이려는 것일까. 그것은 정부나 지자체 장이 수익성이 있건 없건, 또 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기가 공약한 SOC 사업을 성사시키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민자유치를 하면 나중에 이용객이 있건 없건 자기 임기 동안은 돈 없이 해당 SOC 를 설치할 수 있다. 문제는 설치 후에 이용객이 없을 경우인데, 그것은 다음번 시장이 일이 된다. 그러니까 어떤 시장에게든 민자에 의한 SOC 설치는 매력적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은 남의 돈으로 인심을 쓰는 일이다. 또 후임 시장과 시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지우는 부도덕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민자유치 그 자체를 백안시해서는 안된다. 민자유치는 필요하다. 그것을 통해서 운영의 효율성도 기할 수 있고, SOC에 대한 수요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단,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특히 수입을 보장하는 식의 제도는 만들지 말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도 최소공사비 보장 같은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하는 데 그것 역시 과거의 최소수입보장과 똑같은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것이다. 모든 것을 민자사업자가 스스로 책임지게 해야 한다. 그와 더불어 심각한 독점이 우려되지 않는 한 가급적 요금에 대해서도 간섭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필자의 제안대로 정부가 수입이나 공사비를 보장하지 않으면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어쩌면 하나도 없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의 대처법은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용객이 없음을 말해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하고 싶다면 재정이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맞다. 이용객도 없는 사업을 하겠다고 무리수를 두다 보면 어떤 식이든 수익 보장을 하게 되고, 의정부 김해 용인 경전철의 재판을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박근혜 정부는 의정부 김해 용인 경전철 같은 실수로부터 제대로 교훈을 배워서 제대로 된 민자사업을 이끌어 가기 바란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 프로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1988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2003년에는 숭실대학교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2012년 3월 9년간 해오던 자유기업원장직을 떠나서 지금은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로 있다.  그 밖에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이념분과의 민간위원으로도 활동 중이고,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정호 교수는 대한민국 최고령 래퍼이기도 하다. 청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김박사와 시인들이라는 그룹을 결성해서 2011년 1월에는 <개미보다 베짱이가 많아>라는 음반을 냈다. 또 같은 해 6월에는 김문겸 중소기업호민관과 같이 동반성장을 주제로 하는 랩배틀 뮤직비디오를 제작해서 유튜브에 공개했다. 제목은 We Can Do It! 2012년 10월과 11월에는 대학로 갈갈이홀에서 <기호 0번 박후보>라는 시사 코미디에 래퍼이자 강연자로 출연했다.

 「비즈니스 마인드 셋」, 「블라디보스토크의 해운대행 버스」, 「누가 소비자를 가두는가」, 「땅은 사유재산이다」, 「왜 우리는 비싼 땅에서 비좁게 살까」 등 여러 권의 저서와 논문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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