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매체들은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한국 항공사들이 저가 공세로 중국인 고객 유치에 열을 올려 사고 여객기에 유난히 중국인 탑승자가 많았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7일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 탑승자 중 중국인이 한국인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며, 중국인 탑승자가 많았던 요인은 한국 항공사들이 수준높은 서비스와 저가 공세, 비자 면제 혜택 등 각종 우대 정책을 내세워 중국인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경유 비행기 티겟 가격 저렴
중국의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한국 항공사의 티켓값은 중국과 미국 항공사의 중미 직항 노선 티켓보다 훨씬 저렴한 데다 보다 다양한 미주 노선을 운영하고 있어 많은 중국인들이 미국을 갈 때 한국 경유 비행기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지리적으로 볼 때도 한국은 미국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데다, 티켓 가격도 저렴해 중국인들이 미국에 갈 때 으레 한국을 경유하는 것이 보편화됐다는 것.
중국 언론들은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셰청뤼싱왕(攜程旅行網)에 따르면 동방항공, 중국국제항공,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상하이~샌프란시스코 직항 노선을 운행하고 있으나 티켓값이 비교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오는 7월 15일 상하이~샌프란시스코행 세금 불포함 편도 티켓 가격은 가장 저렴하게는 8810위안(약 165만원), 가장 비싼 중국국제항공 티켓은 2만 위안(약 373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아시아나 한국 경유 샌프란시스코행 티켓 가격은 5100위안(약 95만원)으로 가장 저렴한 직항 티켓과 비교해도 가격차가 3710위안(약 69만원)에 달했다.
◇한국 항공사들 인천 국제허브 겨냥, 중국시장 공략 박차
이렇게 저가 공세 배후에는 한국 항공사들이 인천공항 국제 허브 육성을 바탕으로 방대한 중국 시장을 점유하려는 전략이 숨어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중국의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중 양국 항공사들에게 한중 노선은 적지 않은 수익을 내는 노선이나, 한국 항공사들은 한중 노선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 경유 노선을 통한 미국행 고객들까지 유치하고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몇 년간 국내 항공사들도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廣州) 등 공항을 국제허브로 육성하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한국이나 일본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행 비행기를 탑승하고 있으며 국내 항공사들도 자국 승객을 한국까지만 실어나르는 단기 노선 운행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 항공사들이 질 좋은 서비스와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중국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데다, 세관 검사 절차가 빠르고 간편하며 중국~한국~미국행 비행기 시간도 합리적으로 짜여 있어 가격에 민감한 중국인 고객들이 한국 항공사 항공편 이용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은 국제허브 공항 조성을 위해 한국 정부까지 적극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며, 올해 5월 1일부터 미국행 비자를 소유한 중국 관광객들은 한국을 경유할 경우 최대 30일 한국 무비자 체류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중국인들이 대거 한국 항공사 티켓을 구매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즉 인천이나 부산을 거쳐 미국으로 가는 중국인들은 시간 여유가 있을 경우 한국에 최대 30일동안 무비자로 머물면서 한국 관광을 할 수 있다.
중국의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들어 중국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지를 거쳐 제3국으로 가는 외국인에게 72시간 비자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비자면제 기한을 7일 이상으로 늘릴 것을 조언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한국 경유 외국인들에게 최대 30일간 무비자 체류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데다 이 혜택 적용범위에 해당하는 국가도 107개국이나 되는 반면, 상하이를 경유하는 외국인들은 무비자 체류 시간이 72시간에 불과하며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 국가도 45개국으로 한국에 비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언론들은 한국 정부가 한국 경유 외국인에 7~30일 무비자 체류 혜택 정책을 시행하면서,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인천공항을 경유한 외국인이 연인원 150만명에 달하며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