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강 하드웨어 기업인 삼성전자의 최근 가장 큰 이슈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다. 또 구글, MS(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이미 하드웨어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본격적인 확장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는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레이먼드 본사에서 차세대 콘솔게임기 '엑스박스 원(Xbox One)'를 공개했다. 지난 2005년 엑스박스 360을 출시한지 8년여만이다.
전날에는 태블릿 PC '서피스(Surface)'가 다음달 국내에 출시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국내 출시는 미국보다 약 7개월정도 늦은 셈이다. 출시시기가 지연되 배경에 대해 김현정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상무는 "하드웨어를 처음하는 것이다보다 전세계 동시 출시보다는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수입 절차 문제도 출시시기를 다소 늦춘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MS가 본격적인 하드웨어 시장 진출에 앞서 시장 반응을 테스트해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절차가 그렇게 길다는 것은 누가봐도 말이 안되고, 철저한 시장 조사를 위해 지역별로 시간차를 두고 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드웨어 강국인 한국에서의 반응도 상당히 중요한 데이터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MS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가 9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게임기 엑스박스와 최근 개발해 공개한 태블릿 서피스처럼 특정 기기를 만들 때가 올 것이다"며 "회사의 미래 비전으로 온라인 서비스와 하드웨어 사업을 함께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하드웨어 시장을 향후 신수종사업으로 확정했다는 얘기다.
또다른 소프트웨어 거물인 '구글' 역시 하드웨어 사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최근 발표한 '구글 글라스'는 이미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핫이슈'가 됐다. 모토로라를 통해 언제든지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할 채비도 갖췄다. 업계에서는 모토로라가 준비중인 'X폰'의 파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하드웨어 기업들도 소프트웨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운영체제 '타이젠'을 준비중이다. 타이젠은 오픈소스인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운영체제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와 인텔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타이젠협회에는 관련 통신사와 제조사 등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두 기업이 과점하고 있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대한 연합군 성격인 것이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