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성 따라 매매·전세 시세 1억5천만원까지 벌어져
[뉴스핌=이동훈 기자] 인기 브랜드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쾌적성이 아파트 매매와 전세 시세 결정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새로 재건축한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곳은 지하철2호선 선릉역과 분당선 한티역 구간의 도성초 사거리 일대다. 이 곳은 과거 개나리 아파트 1~6차 단지가 있던 지역이다.
역삼동 일대는 지난 2000년대 중반 개나리·진달래아파트를 시작으로 래미안, e-편한세상, 푸르지오, 아이파크 등의 인기 브랜드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했다.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역삼동에서 지난 2005년 이후 입주한 재건축 신규 아파트는 모두 9개 단지 4700가구에 이른다.
지금까지 역삼동 일대는 도곡·대치동보다 상대적으로 주거지역으로 인기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역삼동 재건축 신규 단지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 주택이 많아서다. 특히 역삼e-편한세상, 역삼래미안, 아이파크2차 등은 전용 85㎡이하 중소형 아파트 만으로 구성됐다.
역삼동 개나리래미안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는 강남구에서도 중심부에 해당하는 곳이라 자동차 교통량이 많고 업무지역과 상권이 발달해 주거 쾌적성은 떨어진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주거 쾌적성이 조금 더 뛰어난 단지를 중심으로 전세시세부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삼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은 브랜드와 연령 등이 유사한 만큼 매매와 전세시세도 그동안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격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전용면적 85㎡ 규모 아파트를 기준으로 할 때 가장 낮은 매매시세를 보이는 역삼래미안 81㎡는 9억7500만원이다. 또 가장 높은 매매시세는 래미안그레이튼1차 85㎡의 11억원이다. 최고·최저 단지의 시세차이는 약 1억2500만원인 셈이다.
전세시세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역삼동 9개 재건축 신규 아파트 단지 전용 85㎡ 규모 아파트의 평균 전세시세는 6억200만원이다. 가장 전세시세가 높은 아파트는 개나리SK뷰 84㎡로 평균 6억9000만원이다. 반면 가장 낮은 곳은 역삼e-편한세상 5억4000만원으로 두 아파트의 평균 전세시세 차이는 1억5000만원에 이른다. 최고가를 기준으로 해도 두 아파트는 1억원의 차이를 보인다.
이처럼 유사한 입지와 브랜드, 연령, 가구수를 보이고 있는 역삼동 아파트 단지의 시세 차이가 뚜려한 것은 쾌적성의 차이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단지가 지하철 역이나 상권과의 거리가 유사하기 때문에 편의성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쾌적성의 차이가 아파트 단지의 서열을 좌우하고 있는 셈이다.
역삼동 부동산뱅크 공인 관계자는 "큰 길과의 거리, 주변 상권과의 거리 등이 쾌적성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며 "이 일대는 도로변을 중심으로 소규모 상권이 넓게 형성돼있어 수요자들이 상권과 멀고 조용한 아파트에 대해 선호도가 더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군도 전세시세 7000만원의 차이를 부르고 있다.
지난 2010년 6월 입주한 래미안그레이튼2차 전용85㎡는 11억원의 매매시세를 보이며 10억5000만원에 매매시세가 형성된 입주 6~8년차 아파트를 능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가에서는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 최고가 기준으로 볼 때 개나리푸르지오는 6억7000만원의 전세시세를 보이며 래미안그레이튼 1차와 7000만원 가량 격차를 벌이고 있다. 또 래미안그레이튼2차와도 4000만원 차이를 보인다.
개나리푸르지오와 개나리래미안, 역삼푸르지오, 역삼e-편한세상은 인기가 높은 도성초등학교 배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래미안그레이튼 1·2차, 역삼래미안과 아이파크2차는 도곡초등학교로 배정되기 때문이다.
또다른 역삼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비슷한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지만 학군이나 가구 내 여유공간, 중대형 주택과 조합 등 사소한 차이에 따라 시세도 차별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