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빠르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대체거래소(ATS) 시장이 국내에도 열리는지에 시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제도적으로는 근거를 갖췄다. 이르면 한달내 시행령 가안이 윤곽을 드러내 좀 더 구체적인 움직임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ATS 설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증권사, 경쟁자를 맞게된 한국거래소 등 증권업계는 ATS가 국내 주식거래 시스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잰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미국, ATS 거래 65% 육박...한국거래소도 대비책 분주
ATS를 통한 주식거래는 전세계적으로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가장 활발한 미국 시장은 전체 상장종목 거래 중 60% 이상이 ATS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나스닥(Nasdaq)과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통한 거래는 전체 거래대금의 16%에 불과했다. 캐나다 역시 알파(Alpha)와 Chi-X Canada 등 ATS 거래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유럽시장도 ATS인 BATS Chi-X Europe의 거래비중이 지난 4월 현재 20.9%를 기록하며 런던거래소(19.3%)를 제치고 유럽내 최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호주는 대체거래소인 Chi-X 설립 이후 1년 남짓만에 점유율이 12%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 추세다.
다만 아시아권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일본은 지난 2007년 SBI Japannext, 2010년 Chi-X Japan이 만들어졌지만 현재 시장점유율이 약 5% 수준에 그친다. 싱가포르는 Chi-East가 다크풀 형태로 지난 2010년 출범했지만 1년 반만에 유동성 부족으로 폐쇄를 결정했다.
한국은 이제 도입을 준비하는 단계다.

지금까지 거래소 독점체제를 유지해 온 한국거래소는 경쟁체제로 갈 경우 수수료 인하 등 견뎌내야할 부분이 발생하는데 따른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창희 한국거래소 전략기획부장은 "시행령이 나와야 구체적인 대응 전략이 나올 것"이라며 "현재로선 다른 ATS와 경쟁하기 위해 시스템의 속도와 성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ATS와 경쟁하려면 신속한 주문 집행이 필수여서 현재 운영중인 엑스추어(Exture)를 업그레이드 시킨 '엑스추어플러스' 시스템을 개발중"이라며 "내년 2월 가동을 목표로 진행중인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면 주식주문 속도가 지금보다 100배 이상 빨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증권사들, ATS 설립 추진 미적지근..왜?
현재 증권업계에서 아직 이렇다할 ATS 논의가 없다. 시행령도 나오지 않은 것도 이유지만 최근 거래대금 급감 등 증시 주변여건이 만만찮다 보니 먼저 나서서 ATS 설립 추진을 하기엔 부담스럽다는 입장 때문이다.
호주 사례에서 볼 수 있듯 ATS가 활성화될 경우 유관기관 수수료 인하 등 투자자 입장에선 유리할 수 있지만 정작 증권사 수익 차원에선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증권사들을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A 증권사 전략기획부 담당자는 "아직 시행령이 나오지 않아 전략을 세우기가 어려워 스터디 차원에서 검토하는 수준"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해외사례를 보면 ATS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비즈니스는 아닌 것 같아 일단 수익성 검토를 하고 있다"며 "ATS 설립 비용이 최소 100억~300억원 정도로 추정하는데 몇몇 회사들이 함께 하더라도 금액면에서 부담"이라고 털어놨다.
B 증권사 기획담당 임원 역시 "미국은 거래소 독점체제가 아니다보니 ATS를 통한 거래가 활발하지만 한국 시장 상황은 다르다"며 "일단 수익성 검토와 ATS 노하우가 있는 외국사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중이긴 한데 아직은 뭐라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이 임원은 "대형사들은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일본 일부 ATS 회사도 국내 ATS 설립시 지분 참여에 대한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며 "일반 금융당국의 시행령 그림이 그려지는 것을 봐가면서 검토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4대 컨설팅기업으로 꼽히는 롤랜드버거 이석근 서울사무소 대표는 "시스템의 슬림화, 효율화를 추구하는 ATS가 활성화되려면 공시 등 규제 측면에서도 상당부분 바뀌어야 할 것"이라며 "기존 모델로 ATS와의 경쟁이 어려워지는 한국거래소 역시 공공기관 해제 이슈에서부터 IPO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는 자본시장 국제화로 연결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금융위는 일단 매매체결 시스템 안정성 확보 등 시장 감시는 기존의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가 맡되 추후 ATS의 거래소 전환시 추가적인 방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한달 내에 시행령 가안이 나올 예정"이라며 "현재 ATS 설립에 관심있는 국내외 증권사들이 꽤 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