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최근 세계경제 둔화 흐름이 뚜렷한 데도 선진국 주식시장이 랠리를 멈추지 않은 것은, 고수익 추구에 여념이 없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주식시장까지 손을 뻗쳤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또 주식 가격 상승이 이런 요인 때문에 발생한 것이 맞다면, 세계 경기 둔화 흐름이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는 이상 주가 상승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지난 5일 풀그럼 애셋매니지먼트 창업주 개빈 데이비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블로그 논평을 통해 "전반적인 경기 부진이나 상품시장 약세, 채권시장 강세 흐름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주식시장이 이례적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원인을 분석해 보면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스는 먼저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세계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은 가운데 몇 차례 작은 변동성 국면을 연출할 때 위험 자산시장도 유사한 변동주기를 보였다는 점을 환기했다.
그런데 최근에 세계 경기의 단기 회복 국면이 1월에 고점을 지난 후 뚜렷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이에 따라 상품시장이 전기동 선물을 중심으로 급락하고 채권 수익률이 떨어진 데다 지수연동시장에서 인플레이션 기대도 하락하는 등 과거와 유사한 패턴을 보일 때도 미국을 주도로 하는 선진국 주식시장은 왕성한 특징을 보이면서 완전히 별개의 움직임을 보였다.
데이비스는 이 같은 특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가설을 검토한 결과, 경기 부침이나 상품시장의 변화로 최근의 특징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먼저 금융시장이 최근 세계 경기 둔화를 일시적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할 수 있다. 실제로 경제성장 전망이 1월 이후 하향 조정되지 않았고, 미국 재정긴축에 따른 타격도 올해 중순이 지나면 누그러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유로존 위기와 재정절벽에 관한 리스크 프리미엄도 눈에 띠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런 설명으로는 채권 수익률이나 상품 가격이 하락한 것은 설명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그 다음, 상품 가격 하락이 세계 경기 개선의 신호로 풀이됨에 따라 증시가 올랐다고 설명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상품시장 약세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산업활동 둔화, 즉 수요 부족에 기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시와 상품 시장의 엇박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두 가지 설명방식의 한계를 지적한 데이비스는 세계 주식시장이 국채와 신용상품을 따라 '고수익 추구' 대상에 포함된 것이라는 세번 째 설명방식을 제시했다.
주식시장이 회복탄력이 높았던 것이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QE) 증가세와 함께 나타난 금융시장의 수익추구 흐름에 가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러한 변화는 다른 채널 전략에서 발생한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아니라, 정확히 중앙은행의 노림수였다는 것도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크게 리밸런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한 현금 자산으로 배당수익을 노리고 주식을 사들인 결과라는 것. 에너지나 IT, 원자재와 같은 경기 순환주보다 경기 방어주들이 더 선전한 것도 이로써 설명히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데이비스는 이러한 증시 내 업종 순환매 패턴이 세계 경기 부진 상황에서도 전반적인 주식시장은 오르는 이유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면서, 이것이 모든 금융자산시장을 지배하는 거대한 테마의 또다른 증상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런 마지막 설명이 맞다면, 중앙은행이 전략을 바꾸거나 세계 경제가 더 심각한 부진 양상을 보이지만 않는다면 현재의 증시 랠리 흐름이 급반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