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김영훈 기자] 중국 최고 재벌가로 불리는 류씨 일가의 막내 류융하오(劉永好ㆍ62) 신시왕(新希望)그룹 회장은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얼마나 가난했던지 스무살이 될 때까지 제대로 된 신발을 신어 본 적이 없었을 정도였다. 15세 때인 1966년 홍위병 소장이었던 류융하오는 마오쩌둥 주석의 사열에 참석하는 학생으로 뽑혀 베이징에 가야 했는데 17년 전에 구입한 낡고 헤진 옷을 입고 갔다고 한다. 게다가 이 옷은 아버지가 입다가 류융하오의 세 형이 물려받아 입던 옷이었다.
류융하오는 2년 후 쓰촨성 청두(成都) 교외의 한 촌에서 병역 생활을 했다. 군대에 입대한 것은 순전히 끼니라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물과 전기는 물론이고 도로조차 뚫리지 않은 곳이었다.
류융하오는 재벌이 된 후 한 명문대 MBA 강의에서 “당시 경험이 인생의 큰 밑거름이 됐으며 농민과 시장을 이해하는 기회였다”고 털어놨다.
이토록 찢어지게 가난했던 류씨 집안 네 형제는 1982년 큰 결단을 내린다. 국유기업 사원, 교사 등 각자의 직업을 포기하고 창업을 하기로 한 것. 쓰촨성 기계공업관리간부학교 교사였던 류융하오 회장과 나머지 3명의 형제들은 메추라기 사육장을 차렸다.
세간과 주요 살림살이를 팔아 1000위안의 종잣돈을 마련해 세운 메추라기 사육장은 4년 후 연 15만 마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명을 시왕(希望)으로 바꾸고 1987년 사료까지 사업을 확장한다. 시왕이라는 브랜드로 중국 사료시장을 단숨에 장악하면서 1992년 시왕그룹은 중국 정부로부터 비준을 얻은 민영기업 1호가 된다.
시왕그룹을 일군 형제들은 가족식 경영에 문제가 노출되자 1995년 회사를 분사해 각자의 길을 떠난다. 첫째 류융옌(劉永言)은 다루(大陸)시왕그룹, 둘째 류융싱은 둥팡(東方)시왕, 셋째 류융메이(劉永美)는 화시華西)시왕그룹 회장, 넷째 류융하오(劉永好)는 신(新)시왕그룹 등 모두 막강한 재산을 거머쥐며 중국의 재벌가를 이룬다.
이 가운데서도 류융싱 회장과 류융하오 회장은 재산 365억4000만위안과 173억3000만위안으로 2012년 포브스 중국 부호 가운데 각각 7위와 18위에 올랐다.
류융하오 회장은 특히 민영기업들의 사업환경 개선에 앞장서 업계에서 영향력이 크다. 그는 1993년 중국 최대 국정자문기관인 전국정치협상회의 위원에 당선된 후 다른 기업가들과 함께 민영기업을 위한 은행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다. 그리고 1996년 1월 중국 최초의 민영자본으로 구성된 주식제 상업은행인 민성(民生)은행이 정부의 인가를 받으며 정식 출범했다.
류 회장은 1년여 동안 1억8600만위안을 들여 민성은행의 지분 9.99%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민성은행은 2000년 초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2011년 후룬연구소의 업종별 부호리스트에서 자산 115억위안으로 금융 부호 1위에 오르기도 한다.
류 회장이 민영기업을 위한 은행 설립을 위해 총대를 멘 것은 1982년 창업 때 은행에서 대출 1000위안을 못받았던 슬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서부 쓰촨 성 최고 부호인 류 회장은 또 1993년 다른 민영기업들을 동원해 서부 빈곤 지역에 공장을 세우고, 인재를 육성, 빈민 구제 활동을 벌여 같은 업계에서도 큰 신뢰와 덕망을 쌓았다고 한다. 이 캠페인에 홍콩 마카오 등을 포함해 3800개의 민영기업이 참여했다.
얼마 전 열렸던 양회(전인대와 정협)에서도 류 회장은 “가정 농장이 미래 농촌경제의 기본이자 핵심 단위가 될 것”이라면서 “가정 도급제 생산이 농가의 기본단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000위안 종잣돈으로 대형 상업은행을 탄생시켜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기내서 보조배터리 충전 전면 금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객실 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최근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발화와 연기 발생 사고가 잇따르자 안전 조치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3일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층 에어부산 수속카운터 전광판에 보조 배터리 기내 선반 탑재 금지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핌DB]
전자기기 충전이 필요할 경우 좌석 전원 포트를 이용하도록 안내했으며, 포트가 없는 기종은 탑승 전 충분히 충전할 것을 권고했다. 보조배터리 반입은 허용되지만 단자에 절연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개별 파우치에 보관하는 등 합선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이로써 국내 여객 항공사 11곳 모두가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제한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대형사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이미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 사고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항공업계는 운항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항공기에는 충전 설비가 충분하지 않아 승객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yu@newspim.com
2026-02-20 15:23
사진
"하메네이 제거 후가 더 문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열흘 안에 결정하겠다"고 시한을 제시하고, 초기 단계의 제한적 선제공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란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경우 이를 대체할 뚜렷한 세력이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부를 겨냥한 군사 옵션을 선택할 경우 가장 큰 변수는 '그 이후'라고 지적했다. 최고지도자를 제거하더라도 누가 권력을 승계할지, 어떤 체제가 들어설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 이란 고위 관리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반체제 인사 모흐센 사제가라는 "하메네이와 최고 지휘관들을 제거한다면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이란이 실패 국가로 전락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최근 의회에서 복잡한 권력 이행 과정에서 미국이 협력할 상대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SJ는 1979년 이란 혁명 당시와 현재를 대비했다. 당시에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라는 구심점 아래 국내외 세력이 결집했지만, 지금은 그에 상응하는 상징적 지도자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이란 내부에서는 지난 10여 년간 선거 부정 의혹, 여성 인권 문제, 경제 위기 등을 계기로 반정부 시위가 반복돼왔다. 최근에도 "하메네이에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등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위는 명확한 지도부나 조직 체계를 갖추지 못한 채 산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다.
해외 반체제 세력 역시 단일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는 하메네이 제거를 위한 표적 공격에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이란 내 정치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장 주목받는 해외 인사는 팔레비 왕정의 마지막 왕세자인 레자 팔레비다. 그는 세속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주장하며 지도자로 나설 뜻을 밝혔지만, 부친 통치 시절의 정치적 탄압과 사회적 불평등을 기억하는 이란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특히 쿠르드족과 아제르바이잔족 등 소수 민족 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 통치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좌파 성향의 이슬람계 반정부 단체 무자헤딘-에-할크(MEK)도 조직력을 갖추고 있지만, 해외 기반이 강하고 과거 이라크와 협력한 전력 등으로 국내 지지는 제한적이다.
일부 중동 및 유럽 당국자들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체제 붕괴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보수 성향 인사들이 권력을 승계하거나, 오히려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등 강경 인물이 전면에 나설 경우 노선이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1980년대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유사한 점진적 개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공화국 창시자의 손자인 세예드 알리 호메이니가 온건 성향 종교인들과 가까운 인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한적 타격을 시작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이란은 권력 공백과 내부 분열에 직면하거나, 반대로 더 강경한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wonjc6@newspim.com
2026-02-20 15: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