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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 해법찾나] 경영 손실은 곧 범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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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강혁 기자] "경제를 살리자면서 기업가 정신을 외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모호한 잣대를 들이대 경영활동을 옥죄고 범죄자 신세가 되는 것이 많은 경영자들의 현실이다."

재계의 한 고위 인사는 "경영을 하다보면 실패도 있을 수 있고, 일부 오류도 있을 수 있다"며 "형법의 업무상 배임이나 상법상 특별배임죄 등이 경영상 결단의 측면에서 보면 부담"이라고 이같이 주장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구성원들의 이익을 감안할 때 통제의 필요성은 있지만 경영실패에 대한 부담이 배임죄에 따라 경영의욕을 꺾고 있다는 게 이 인사의 부연이다.

재계에서 활동하는 경영자라면 늘 마음 한구석에는 법정에 서야할지 모른다는 부담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도 그럴 것이 배임죄 적용으로 법정에 선 재계 총수들은 한두명이 아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SK 등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의 총수들 상당수가 배임죄로 처벌을 받았다.
 
그 배경에는 형법상 배임죄(제355조 제2항) 및 업무상배임죄( 제366조), 상법상 특별배임죄(제622조, 제623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등이 자리잡고 있다.

재계는 배임죄가 기업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키고 총수의 경영상 판단을 막는다고 한결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인 자체의 책임을 늘리는 등 민사상 책임을 부과하는 대안이 있지만 여전히 형법체계에서 유독 배임죄를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불만도 높다.

때문에 일부 기업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는 시점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기보다는 현금을 쌓아두고 위기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자칫 화가 미칠 수 있는데 누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공격적으로 나서겠냐는 속내다.

이런 분위기는 결국, 신규사업 추진이나 채용 등 주요 경영현안에서 당연히 보수적이 될 수밖에 없다. 경영자의 실패를 형법으로 다스릴 수 있는 국내 법체계와 그 핵심인 배임죄의 존재가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형법 제355조 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또 형법 제356조는 '타인의 사무처리를 업으로 하는 자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위해 행위를 할 경우'를 업무상 배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풀어보면 경영자가 자신의 회사를 배신하고 자신이나 제3자에게 이득을 주는 행위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배임죄로 법정에 서게 된 총수들의 경우 일부 과실이 있었던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배임죄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사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경영상 판단의 원칙'을 적용해 실패 여부와 상관없이 성실하게 경영상의 판단을 내린 경우라면 사법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

미국은 아예 배임죄 조항 자체가 없다. 민사로 다투면 될 문제를 형법의 테두리에 넣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의 경우도 배임죄가 존재하지만 명백하게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있어야 처벌된다.

하지만 우리 현행법에서는 손해를 가할 목적이 없어도 손해 발생의 위험만 있으면 배임죄가 성립한다. 무엇보다 배임죄가 지나치게 모호하고 광범위하다 보니 어디까지나 처벌은 재판부의 판단에 달려있다.

같은 사안을 두고 판사의 판단에 따라 배임죄가 성립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 적용범위가 너무 포괄적이다 보니 재판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배임죄가 경영자나 주주 입장에서는 늘 억울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김형성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임죄에 대해 경영상의 판단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문책을 하지 말아야하고 다른 의도가 있었다면 보다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며 "법원이나 검찰이 이런 판단 기준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배임죄 개정에 힘을 실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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