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천억원으로 6개월만에 1500억 수익거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FX마진으로 15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진 후 FX마진거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지난 2009년 투기적인 성향이 짙다며 금융당국이 강력 규제에 나서자 주춤했다가 살아나는 셈이다. 한 증권사의 경우 김 대표 소식이 알려지며 FX마진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5배 가까이 늘기도 했다.
이에 뉴스핌은 [FX마진 김택진 신드롬] 기획을 통해 김 대표가 어떻게 투자했고, FX마진이 무엇인지 살펴본다.<편집자주>
[뉴스핌=김연순, 백현지 기자] 김택진 대표는 5000억원을 투자해 6개월 만에 15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넥슨 일본 법인에 매각해 양도세를 제외하고 약 6400억원의 자금을 손에 넣었다. 이중 5000억원을 FX마진에 투자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인 셈이다.
선물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유로/엔에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선물사 관계자는 "유로/엔 환율이 많이 올랐는데 엔 약세·유로 강세에 베팅해 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로/엔 거래 하나만을 가지고도 단기간에 충분히 1500억원을 벌 수 있다"고 밝혔다.
엔화 약세는 일본정부의 양적완화 확대 정책에 지난 9월부터 본격화됐다. 지난해 6월 초 엔/달러 환율은 78.46엔을 기록했지만 올해 초 87.26엔까지 올랐으며 지난주에는 95엔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규제에 나서기 직전인 지난 2009년 7월 한달 간 FX마진 거래량은 40만3000여건 정도였지만 2009년 9월 18만여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3월에는 추가 규제로 거래량은 17만6600여건 까지 내려앉으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유로화 약세가 본격화되며 FX마진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동반 상승했다. 지난해 6월 FX마진 거래량은 18만5100건으로 전월대비 66.0% 늘었으며 같은 기간 거래대금도 238억5600달러로 69.2% 증가했다.
이에 시장 관계자들은 이 때 김 대표가 엔화약세를 예측하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1일 달러/엔 환율은 한때 96.51엔으로 200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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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이후 엔/달러 환율 변동 추이 [자료=dailyfx.com] |
FX마진은 만기가 없는 스팟성 상품이기 때문에 본인이 적기라고 생각하는 시점에 매수·매도하면 된다.
엔화 약세에 베팅한 FX마진은 매도가격에서 매수가격을 뺀 차이에 1pip(0.01엔)을 곱하면 수익을 구할 수 있다. 96.51에 사서 121.49에 팔았을 경우 12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김 대표가 어느 시점에 들어가고 나왔는지 알 수 없지만 5배 레버리지를 고려했을 때 투자금이 큰 만큼 30% 수익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FX마진은 외국환 거래로 이종(異種) 통화간 환율 변동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거래다. 증거금 10%로 통화전체 가치를 관리할 수 있어 손익비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환율 변동이 커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현재 글로벌 경기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김 대표처럼 단기 고수익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사 선물 관계자는 "엔화가 추세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정도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사실 올해 초 FX거래량이 급격히 늘었으며 김택진 대표 이슈로 잠시 반짝 했지만 추가적인 유입흐름은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