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한쪽에는 각종 공과금, 적금 등 단순업무만 하는 ‘빠른 창구’, 다른 한쪽에는 주택담보나 기업대출만 처리하는 ‘상담 창구’….
현재 모든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앞으로 이런 풍경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우리은행이 고객영업 시스템을 대폭 손질해 새로운 형태의 점포를 설계하고 있다.
◆ 점포 영업 시스템 하나로 합쳐, 한명이 상담까지
20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점포는 총 5개의 창구로 구분돼 있다.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인 단순업무를 처리하는 우리창구와 대출상담을 받는 상담창구 등 두 곳으로, 기업창구와 로열창구는 대기업과 일부 자산가를 위한 곳이다. 창구가 분리돼 줄 서는 장소도 다르다.
하지만 이 은행은 이렇게 나뉘어 있는 창구를 통합하기로 했다. 지금은 적금을 낼 때 이용하는 창구와 이를 전담하는 행원이, 대출 상담을 해주는 창구와 행원이 따로 있었지만 앞으로는 1창구 1행원이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수십 년간 고수해온 업무처리 방식을 바꾸는 셈이다.
우리은행 전략기획부 관계자는 “개인고객과 중소 및 자영업자의 구분이 모호해져 가계금융과 기업금융의 경계가 흐려졌고, 점포당 인력도 (상업은행, 한일은행) 합병초기 20여명에서 지금은 10여명으로 줄어 효율성 개성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통합된 창구에서 단순업무는 물론 가계와 중소기업의 대출상담도 같이 이뤄진다. 기업금융은 대기업 위주로 재편돼 RM센터로 집중된다.
대신 팀장(부지점장)의 역할이 강화돼 통합 창구의 모든 인력을 관리하고 지점장은 대 고객영업에 집중하게 된다. 우리은행 다른 관계자는 “은행원이 올 라운드 플레이어가 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우리은행은 이와 관련, 전날 직원 공청회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곧 시험 점포를 만든 후 장단점을 검토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 가계금융·자영업·중소기업 금융 경계 모호해져, 타 은행에 확산 전망
현재 대부분 은행이 비슷한 점포 영업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변화는 타 은행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우선 점포당 인력이 크게 줄었다. 금융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은행 점포 수는 지난 2005년 말 6491개에서 2011년 말 7574개로 15% 늘어난 반면 임원과 정규직원은 같은 기간 8만9011명에서 9만8869명으로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점포당 총자산이 2003년 1698억원에서 2011년 2748억원, 예수금은 1029억원에서 1595억원, 대출금은 915억원에서 1644억원으로 각각 증가하는 등 생산성도 향상됐다. 즉 점포당 은행원수가 감소하는 반면 전문성이 강화되고 점포 역할도 단순거래 위주에서 마케팅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의미다.
최근 스마트뱅킹의 확대에도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가 지난해 4월 수도권 은행 고객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은행상품 구매에 대한 선호도는 점포 방문이 105명으로 58%를 차지한 반면 인터넷은 28명이 그쳤다. 다만 정보 수집은 점포 방문이 57명(31%), 인터넷이 56명(31%)으로 비슷했다.
연구소는 “대출, 펀드, 보험거래는 점포의 은행원을 통한 대면 거래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