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동호 기자] "중동에서 또 다른 금융중심지의 탄생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국회, 금융감독당국 및 금융권 CEO(최고경영자) 등으로 구성된 ‘한·중동 금융협력추진단’ 일원으로 지난달 중동 주요국을 다녀온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의 소감이다.
황 사장은 7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풍부한 자금 지원과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중동 국가 중 가장 개방적인 UAE에서 금융산업이 발전할 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홍콩, 런던, 뉴욕에 이은 또 다른 금융중심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 종사자들이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하고 금융기법, 금융상품, 거래방식 등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익숙해 이를 발판으로 주변 중동국가에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황 사장은 특히 "중동 국가들은 석유 관련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법에 관심이 많다"며 "두바이 역시 비 석유관련 사업의 핵심 도시로 성장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5개 토후국 연방인 UAE, 그 중에서도 두바이는 금융위기 전까지 세계 각국의 자본이 몰려들며 유럽과 아시아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도시로 발전하는 듯 했다. 그러나 금융위기와 함께 주요 자본이 빠져 나가고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등 두바이는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는 평가다. 황 사장은 "금융위기와 함께 위기를 겪었던 두바이가 최근 건설, 운송 등 일부 분야에서의 외국자본 유입과 부동산 경기 회복 등을 통해 도시가 활기를 띄고 있었다"며 "이번 두바이 방문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두바이를 보게 됐다"고 전했다.
황 사장은 이미 몇년 전부터 중동 시장 진출 및 중동 자금 유치를 위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3월 카타르 최대 이슬람은행인 Qatar Islamic Bank와 국내 기업의 중동자금 유치 및 현지 시장 진출시 협력을 위한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IDA) 외 주요 투자기관과 논의하기도 했다.
또한 UAE를 중동지역 진출의 주요 거점으로 판단한 황 사장은 지난해 1월 아부다비국립은행(NBAD)과 전략적 MOU를 체결, 전반적인 IB 사업부분에서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이 얼어붙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급상승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자본 풀(Pool) 확보와 일부 선진국에 집중되어 있는 자본의 지역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필요성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2009년 하반기부터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특히 GCC 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왕족 및 금융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구축, 새로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UAE 등 수니파 정권이 이끄는 6개의 걸프지역 국가다.
이 외에도 중동 지역 에너지 프로젝트를 국내 투자자에게 소개하거나 현지 소재 기업 매각 국내 기업에 소개하는 등 다수의 상호 딜 소싱을 하며 국내 기업의 자금조달 및 중동진출 자문, 현지 투자기관의 국내 투자 등 IB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황 사장은 특히 "지난해 4월 아부다비투자청(ADIA)의 한국 주식 매입을 위한 중개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며 "이들 지역에서 아시아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부다비투자청은 자산규모 6억 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국부펀드로, 지난해 200억~300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이 규모가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황 사장은 이 밖에도 중동 지역과 관련한 다양한 비지니스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중동 국가들은 아시아지역과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의 회교국가들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 진출하는 기업들과 중동 금융기관과 연계해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 직접 투자의 경우에는 현지에서 행해지는 각종 투자에 현지 금융기관과 함께 공동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 사장은 또 최근 불발된 수쿠크 발행을 통한 이슬람 자금 유치 역시 중장기적 관점에선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사안은 중동지역 금융인들이 한결같이 관심을 갖는 토픽"이라며 "민감한 사안이라 명확하게 답은 할 수 없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