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홍 한국투자증권 목동지점장
전일(31일)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가 약세로 마감됨에 따라 동시가부터 약세로 출발했다. 장 초반 상승세로 전환되기도 했으나 외국인 및 개인들의 현물 매도속에 결국 3일 만에 약세로 마감됐다.
다만, 기관들의 윈도드레싱이 오후장 들어 가동되면서 낙폭을 축소했고 양선일봉을 또 다시 발생시켰다. 거래량은 축소된 가운데 자연스러운 이격조정의 흐름이 일어났다.
수급상 이날도 외국인들이 현물시장에서 6일 연속 매도세을 이어 갔으나 선물시장에서는 3일연속 매수세가 이어졌고, 옵션시장에서는 양매수가 일어났다. 기관들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윈도드레싱이 가동되면서 6일 연속 현물 매수세을 유입시켰다.
업종별 흐름을 보면 그 전날 하락했던 운수장비 즉 자동차종목들이 상승했으며, 전기전자 역시 막판 소폭이나마 상승세을 이어갔다. 반면 건설 및 기계, 증권업종은 단기 상승에 따른 이격조정 흐름을 보이며 지수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외국인들의 이틀 연속 매수세가 유입된 삼성전자가 3일 연속 상승세을 이어갔으며, 현대차 및 기아차 등은 하루 만에 재상승했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은 매도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들의 매수 속에 하루 만에 상승했지만,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하락종목 수가 더 많은 모습이었다.
지난 수요일, 대한민국은 나로호의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마침내 당당히 우주시대를 열게 됐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 기쁘고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식에 몸담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선 당장 나로호 발사에 대한 국가적 위상과 수많은 연구진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보단 당장의 수혜주에 대한 고민부터 드는게 참으로 우습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찌되었든 자랑스러운 일이다.
나로호 발사를 두고 한 네티즌이 남긴 댓글이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어 소개한다. ‘나로호 3수 끝에 SKY(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빗대어 표현)를 날다’. 나로호의 발사성공을 마치 3수 끝에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똑같은 현상을 두고 각자의 입장에서 표현하게 되고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현재 우리 주식시장은 어떠한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자.
필자가 지난 주 시황에서 최근 한국증시의 조정원인은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으로 인해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지고 있고, 더군다나 투자매력도가 타 아시아 국가보다 낮다라는 인식이 있어 조정이 길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매도세를 두고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말을 옮기자면 “본격적인 셀(Sell) 코리아가 아니다. 장기 투자 성격의 펀드들은 한국 주식을 안 팔고 있다” 이다. 외국계 증권사가 보기엔 1조2000억원 규모의 외국인 매도세는 단기 투자 성격의 헤지펀드들로 본다는 것이다.
지난 30일을 기준으로 나흘 동안 외국인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2108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에 삼성전자(5916억원). 현대차(2241억원), 기아차(918억원), SK하이닉스(722억원) 등 시가총액이 큰 대표 수출주들을 팔았다.
이러한 매도세에 대해 외국계 증권사 리서치•주식영업 전문가들은 단기 투자 성격의 외국인이 뱅가드 펀드 매물 압박과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주 실적 둔화 우려 그리고 선진 증시 강세 때문에 한국 주식을 팔고 있지만, 이것이 ‘추세적인 이탈’은 아니라고 말한다.
필자도 이러한 생각에는 어느 정도 동의한다. 확실히 단기적으로 환율 등의 요인 때문에 자금이 한국시장을 빠져나갈 수는 있지만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추세는 아직 꺽이지 않았다. 늦어도 2분기 쯤에는 외국인들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
자, 이제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단기 투자 성격의 외국인 매물들은 나갔고, 정치 이벤트도 거의 끝이 났다.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가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정책 보다 경기 자체를 볼 필요가 있다. 지난 몇 년 간 진행된 위기의 근원지이었던 미국 가계의 부실 해소는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 미국 가계자산대비 부채비율은 과거 10년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고, 미국 개인소득대비 원리금 지급 비율은 지난 30년 간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가계의 부채 부담이 상당부분 해소되었다는 것은 소득과 소비, 소득과 자산간의 관계가 다시 정상적인 사이클로 복귀할 것임을 시사한다. 소득이 개선되는 만큼 소비는 증가할 것이고 자산가격도 경기사이클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는 지난 몇 년 동안 경기가 주식시장과 잘 맞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잊혀졌던 경기 순환주기 지표들을 다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주식시장은 다시 경기사이클과 연동돼 움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는 주식시장이 장기 상승국면에 진입하기 전의 마지막 통과의례를 치르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증시는 단기 과열신호가 조정을 염두에 둘 만큼 커졌고, 2월 중순부터는 미국 재정절벽 2차 공방전이 기다리고 있다. 재정지출 감축 합의 과정에서 공화당은 연초 세금 절벽때보다 강경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즉, 미국 재정절벽 이슈와 관련해서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가 가장 위험한 구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증시가 외국인 매도와 환부담에서 벗어나는데 적응기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몇 년 동안은 경기 흐름과는 무관하게 승자의 독식을 누린 스마트폰 관련주, 엔고/원저로 더욱 승승장구했던 자동차, 한류 열풍을 타고 구조적인 성장세를 누린 중국 인바운드 소비관련주 등이 주도주 역할을 했었다. 물론 중국 소비테마는 장기간 지속되겠지만, 이제는 경기 순환주기가 종목 선정 컨셉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글로벌 유동성은 풍부하고 경기는 회복초기 국면에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가 아직은 낮다는 점에서 저 PBR 경기민감주의 비중확대 전략이 유리하게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런 사항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 시장에 대응해 나가기 바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