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갚아야 할 ‘달러 빚’이 앞으로 1~2년 사이 집중적으로 몰린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중단됐던 달러 차입이 2009년과 2010년 한꺼번에 그것도 아주 높은 금리로 빌렸던 결과다.
우리은행 자금시장담당 책임자는 “한국물(한국 금융회사가 발행하는 달러화 표시 채권)이 집중적으로 나오면 해외 투자자들이 물량을 소화하는 부담을 줄 수 있어 조달비용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위기 때 조달 못 한 외화 2009년, 2010년 한꺼번에 5년 만기로 빌려
1일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3분기 이후 전 세계 자금시장이 냉각되면서 우리나라 은행들의 외화조달도 얼어붙었다. 은행(지방은행 제외 12개 은행)의 중장기차입(1년 이상)은 1분기 33억 달러, 2분기 74억 달러에 달했지만 3분기와 4분기 모두 24억 달러로 급감했다.
내용은 더 심각했다. 달러가 바닥나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할 처지여서 해외 은행의 대출에 의지하며 안정적인 채권 발행은 씨가 말랐다.
은행 차입은 3분기 6억 달러에서 4분기 14억 달러로 늘어난 반면, 채권발행은 같은 기간 17억 달러에서 9억 달러로 줄었다. 채권발행을 못 하자 차입 기간도 짧아져 5년 미만 기간으로 조달한 게 3분기 20억 달러, 4분기 19억 달러로 5년 이상(3분기 3억 달러, 4분기 4억 달러)보다 훨씬 많았다.
이듬해인 2009년 다소 세계적인 신용경색이 약간 풀리자 상황이 달라졌다. 미뤘던 외화차입이 봇물이 터졌고, 금융당국은 외화건전성 강화를 독려했다.
중장기 외화차입 규모는 2009년 1분기 56억 달러, 2분기 83억 달러 등 한 해 동안 230억 달러를 조달했다. 2008년 156억 달러보다 거의 50%가량 증가했다. 주로 채권 발행으로 177억 달러를 조달했고 은행 차입은 53억 달러에 그쳤다. 안정적인 상환을 위해 만기도 5년 이상 차입이 107억 달러, 5년 미만은 123억 달러 규모였다.
2010년에도 외화차입 확대가 이어져 219억 달러를 조달했다. 채권 발행이 중심이 돼 155억 달러를 조달했고 은행 차입은 64억 달러였다.

◆ 외화대출자산 만기가 부채보다 짧아 일시적 유동성 어려움 우려
당시 2년간 집중적으로 발행됐던 해외채권이 만기 5년이 되는 2014년부터 2015년 사이에 돌아온다.
게다가 이때 발행된 채권은 금리가 아주 높았다. 한국씨티, SC은행, 지방은행을 제외한 10개 국내 은행의 5년 물 가산금리는 2009년 487bp, 2010년 173bp로 2008년 137bp보다 월등히 높다.
이런 현상은 결국 외화 자산과 부채의 규모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왜곡된 결과로 이어졌다.
하나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현재 은행권은 외화의 만기구조가 대출자산보다 부채가 길어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시적 외화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은행들은 3년으로 만기를 줄인 해외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2·3년 만기 사무라이채권을 각각 243억 엔, 57억 엔어치 발행했다. 하나은행은 3년 만기 5억 달러 규모로, 신한은행은 3억5000만 달러 규모 5년 6개월 만기로, 국민은행은 3억 달러, 3년 만기 글로벌 채권을 발행했다.
하나은행 이 관계자는 “만기가 짧은 게 조달 금리 상 유리하고 최근 투자자들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된 엔화 채권은 2년 전 발행한 채권의 차환용인데, 당시 스프레드가 135bp였었는데 이번에 50bp로 크게 떨어지는 등 최근 한국물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어 조달상황이 좋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