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가 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 지난 2009년 3분기 침체를 벗어난 이후 처음으로 후퇴했지만 월가는 오히려 반가운 표정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과 대조적인 결과에도 이른바 더블딥 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성장률 적신호에도 월가가 낙관론으로 일색하는 데는 건설 경기가 8년만에 성장을 주도한 데다 소비가 완만한 성장을 지속했다는 사실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4분기 성장률 결과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조기 종료 움직임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 마이너스 성장, 뜯어보면 나쁘지 않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4분기 미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0.1%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하지만 4분기 성장률이 후퇴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 중론이다. 성장률을 끌어내린 주요인이 정부의 국방 지출 감소에 따른 것이며, 이는 일회적인 요인이라는 주장이다.
4분기 미국 정부의 국방 지출은 연율 기준 22.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가지 마인스 성장의 주요인인 재고 감소 역시 제조업계 생산이 늘어나는 만큼 올해 1분기에는 의미있는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4분기 건설 경기의 강한 성장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주택 건설이 4분기 15.3% 급증하며 8년만에 처음으로 GDP 성장을 주도했다는 얘기다.
가계 소비 증가가 3분기 1.1%에서 4분기 1.5%로 확대된 데 대해서도 월가는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밀러 타박의 앤드류 윌크슨 이코노미스트는 “소비가 1.5% 늘어난 것은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누를 수 있는 가장 커다란 근거”라고 주장했다.
◆ QE 조기종료 움직임 제동
뉴욕증시가 마이너스 성장에도 동요하지 않은 것은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조기 종료될 리스크가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회복 신호가 이어진 데다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3조달러를 넘어서면서 매파를 중심으로 연준 내부에서 QE의 조기 종료에 대한 주장이 번졌다.
하지만 이번 성장률 후퇴가 연준의 정책 수정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로 퍼시픽 캐피탈의 피터 시프 최고경영자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으로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주장은 환상에 불과했다”며 “연준은 펀더멘털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가진 연준은 성장이 정체 국면이라고 판단하고, 공격적인 부양 기조를 유지했다.
연준은 제로금리와 매월 총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한 한편 금융시장의 안정과 달리 실물경기가 하강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판단, 기존의 부양에 초점을 둔 정책 기조를 유지했다.
◆ 1Q도 ‘흐림’ 연간 성장률 전망은 장밋빛
월가는 올해 1분기 역시 경제 성장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방 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을 의미하는 이른바 ‘시퀘스터’로 인해 단기적인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연간 성장률은 2% 중반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매월 850억달러 자산 매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 경기가 회복 기조를 이어가면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2.5~2.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일부 비관론자들은 4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이 본격적인 침체의 신호탄이라고 경고했다.
시프 최고경영자는 “미국 경제가 또 한 차례의 침체를 향하고 있으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금융시스템이 다시 붕괴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침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침체보다 더욱 혹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