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골프대회’가 있다. 에티켓과 매너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다. 흔히 골프대회를 참관하는 갤러리는 선수가 샷을 할 때 쥐죽은 듯 조용해야 한다. 그게 에티켓이고 매너다.
하지만 2월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TPC(파71)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총상금 620만달러)은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갤러리는 맥주 등 술을 마시고 떠든다. 심지어 고함까지 지른다. 그래도 누가 뭐라는 사람이 없다. 선수들도 그러려니 한다.
바로 이게 이 대회의 ‘색깔’이기 때문이다.
이상함과 시끄러움은 16번홀(파3.162야드)에서 절정에 이른다. 이 홀의 별칭은 ‘콜로세움’. 로마의 원형경기장이란 뜻이다. 이 홀은 홀 전체를 갤러리 스탠드가 둘러싸고 있다. 마치 콜로세움 같다. 갤러리는 스탠드에 앉아 마시고 떠들고 소리 지른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은 샷을 해야 한다. 2009년 이후 3000석을 늘려 현재 1만5000명에서 2만 명을 수용하는 엄청난 규모다. 갤러리 스탠드 수용인원만 이런 것. 여기에 서서 보는 갤러리까지 합하면 이 홀에만 3만명 이상이 몰린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 홀의 티박스 뒤에는 19X52피트짜리 비디오 디스플레이까지 설치했다.
이 대회에는 매년 50만명 이상이 찾는다. 이 이상한 대회 성격 때문에 갤러리 수입이 가장 많은 골프대회 중 하나가 됐다.
이 16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홀인원을 기록한 것. 우즈는 “갤러리 함성에 귀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PGA투어 통산 12승의 폴 에이징거(미국)는 “이 16번홀에서 다시 티샷을 해보고 싶다”며 “3만명 이상이 지켜보는데서 티샷을 할 수 있는 곳은 이 16번 홀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는 200개 이상의 스카이박스와 40여개의 후원 및 협찬사 텐트, 1마일짜리 스타디움 스타일의 좌석이 무수히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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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이 열리는 스코츠데일TPC 16번홀(파3) 전경 [사진=PGA투어 홈페이지 캡처] |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