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헌법과 현대 정치 역사 상 중요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통령의 상원 휴회 중 임명 권한이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미국 콜롬비아지구 항소법원은 25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회 중 임명 권한을 남용했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지난해 연초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 동의가 필요한 미국 노동위원회(The 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 위원 3명을 상원 휴회 기간 임명하는 식으로 노총 쪽 인물들로 채웠는데 이에 대해 법정 시비를 가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는 이런 '꼼수'는 오바마가 발명한 것도 아니고, 미국 헌법 상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으로 150년간 미국 대통령들 중 절반 이상이 적극 활용해왔다. 예를 들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휴회 중 임명권을 171차례나 사용했고, 빌 클린턴은 139차례나 활용한 바 있다.
미국 노동위원회는 1933년 설립된 이후 기업 측과 노조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중요한 기관으로, 민주당 집권 시 노총 쪽 인물을 채우고 공화당이 집권하면 기업 쪽에 우호적인 인물로 채워 노사관계의 균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번 항소법원의 판결은 무려 150년 동안 지속된 미국 대통령의 권한을 억제한 것이다. 상원 쪽에 좀 더 힘이 실린다.
판결의 핵심은 상원 휴회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에 있다. 필라델피아 항소법원 재판관은 연방헌법 2조2항의 규정에 따라 상원의 휴회중에 발생하는 행정부 인사의 공석을 채울 수 있는 대통령의 권한에 대해 '휴회(the recess)'가 회기를 마치고 난 시점의 휴회에 한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러저러한 다양한 휴회 기간에는 단독 임명 권한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인 만큼, 고등법원 쪽으로 판단이 넘어갈 것으로 확실시 된다. 이미 여러 항소 법원에서 유사한 내용의 분쟁이 전개되고 있고 앞서 수많은 미국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위헌적이라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노사관계에서 기업 쪽으로 균형이 쏠릴 위험도 존재한다. 또 상원이 휴회에 대한 규정을 악용해서 정치적 무기화에 나설 수도 있다.
한편, 휴회 중 임명 권한은 상원이 행정부 인사 동의 절차를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지연시키는 정치적 도구로 이용할 때 대통령이 대처하는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