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간판급 기업이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대규모 현금 자산을 쌓아둔 사실은 새롭지 않다.
문제는 해외 현금 자산이 사실은 미국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미국 기업 실적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세제 개혁을 주장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이들 자산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해외에 예치해 둔 현금 자산은 1조7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중 상당 부분이 미국에 예치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IT 기업의 경우 해외 현금의 약 70%를 실상 국내에 예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전체 현금 자산 666억달러 가운데 87%를 해외에 예치한 것으로 보고했지만 해외 현금 자산 580억달러 가운데 93%가 미국 국채 및 회사채, 모기지 증권에 투자된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은 전체 현금자산이 1213억달러에 이르며, 이 중 68%를 해외에 예치한 것으로 보고했다.
문제의 현금은 미국 국내 은행에 달러화로 예치돼 있거나 심지어 국채나 회사채에 투자됐지만 장부상 해외 계열사가 보유한 것으로 처리돼 세법에 근거해 볼 때 해외에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버젓이 국내 은행에 예치된 수익금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현금 자산이 계열사 장부에서 미국 본사 장부로 이전되기 전까지는 현행 세법상 세금을 부과할 근거가 없는 실정이다.
기업이 현금자산을 실제로는 국내 은행권에 달러화로 보유한 것은 환차손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MC의 대변인은 “미국 기업의 해외 계열사들이 현금 자산을 미국 은행에 달러화로 예치한 것은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리스크를 떠안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적 시즌을 계기로 미국 기업의 대규모 현금 자산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세금 부과 여부를 놓고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익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의 현금 자산은 481억달러로 전년 동기 446억달러에서 증가 추이를 지속했다. 듀폰과 존슨앤존슨 등 대표 기업들의 현금 자산이 동반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에드워드 클레인바드 로스쿨 교수는 “미국 기업의 해외 이익과 현금 자산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근거가 없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보유한 현금 자산이 달러화 자산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미국에 예치돼 있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미국 기업들은 세금 인하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 전문가들은 사실상 이들 자금이 국내에 예치된 만큼 과세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