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불과 1년전 5만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어느새 두 배 이상 오르며 12만원대다. 5000억원대 안팎이던 시가총액도 1조 2000억원대까지 치솟으며 1조클럽에 안착했다. 빙과류와 스낵, 우유 등을 주로 만들어 파는 전형적인 내수주 '빙그레' 얘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이후 6~7년간 4~5만원대에서 큰 굴곡 없이 움직이던 빙그레 주가가 본격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월. 내수주로 인식되던 빙그레가 중국 등 수출주로 재부각되면서 기관과 외국인 모두의 러브콜을 받으며 가파른 상승세다.
일각에선 빙그레에 '제2의 오리온', '넥스트 오리온'이란 닉네임을 붙이기도 한다. 초코파이로 중국을 평정하며 중국시장 매출 1조원 시대를 열며 급성장한 오리온에 이어 빙그레가 차세대 수출 성장주가 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물론 오리온과의 갭은 여전히 크다. 지난해 빙그레의 중국 수출규모는 100억원이 채 안된다. 전체 수출 규모를 합해도 500억원 남짓. 중국에서만 1조원 매출을 올린 오리온에 비하면 턱없이 적지만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성장 기대감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빙그레는 이전 200억원~300억원 규모이던 수출이 지난해 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빙그레의 전체 매출대비 수출비중도 2~3%대에서 7%대로 끌어올려졌다. 현 상태라면 올해 10%대 수준의 도약이 예상된다.
제품이 많은 것도 아니다. 바나나맛 우유와 빙과류인 메로나가 효자상품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이 눈에 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빙그레의 경우 중국수출은 100억원 가량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30개국 수출규모가 550억원으로 수출 포트폴리오가 잘 돼 있어 리스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급 측면에서 장기투자를 하는 큰 손들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지분을 살펴보면 국민연금이 6.25%(61만55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달간 15만주 가량을 더 사들이며 9월대비 지분율이 1.11%p 늘었다.
삼성자산운용도 지난해 10월 5일 기준 6.57%(64만7503주)를 보유중이다. 삼성자산 역시 지난해 10월 한달동안 15만주 가량(1.52%p) 추가매입하며 지분율을 늘린 것. 외국계의 경우 프랭클린 템플턴운용이 6.81%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템플턴은 지난해 상반기 12%에 달하던 지분율을 6.81%로 상당부분 낮추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빙그레의 경우 오랜 준비를 통해 해외진출을 하는 등 성장스토리에 대한 신뢰가 있다"며 "EPS 성장 근거, 주가 프리미엄 등이 긍정적이며 재무적으로도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기업"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기관과는 달리 음식료 담당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들어 다소 중립적인 스탠스로 선회하고 있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다소 못미친데다 오리온의 성장스토리를 빙그레에 접목시키기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수출 확대를 이유로 빙그레가 제2의 오리온이 될 것이란 시장논리가 생겨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무엇보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시장에 바나나맛 우유 수출규모가 연간 15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9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며 "성장 트렌드는 부인할 수 없지만 가이던스에 부합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리온의 경우 초코파이라는 핵심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중국내 쌓인 상황에서 신제품 출시, 제품 카테고리 확장, 영업지역 확대 등 시너지가 복합적으로 이뤄졌지만 빙그레는 바나나맛 우유 브랜드가 시장내 확고한 경쟁력을 갖기도 전에 유사제품, 카피제품이 남발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더해 유통채널 역시 오리온이 편의점, 할인점, 동네 구멍가게까지 확대된데 비해 빙그레는 할인점 채널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요인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빙그레를 제2의 오리온으로 볼 수는 없다"며 "2~3년 정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고 전해왔다.
김 연구원은 "바나나맛 우유가 유제품인데도 불구하고 시장에 먹혀든 것이 작년이었다"며 "이런 추세가 이어지긴 하겠지만 규모측면에서 오리온을 대체하긴 힘들다"고 평가했다.
반면 오리온에 대해선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이다. 김 연구원은 "오리온의 겨우 3~4년 전 기대감과 향후 3~4년 기대감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매출이 40%씩 성장해주고 있고 이익률 역시 매출증가율 보다 더 가파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넥스트 오리온이 어떤 기업이 될 지 찾는 과정에서 빙그레가 다소 빨리 부각된 측면이 있다"며 "현지공장이 있는 오리온과 그렇지 않은 빙그레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다만 큰 판촉행사 없이도 중국내 브랜드 인지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음식료 기업으로 오리온 외에는 빙그레가 유일하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수급 관련해 그는 "빙그레처럼 추세를 타고 올라가는 종목은 중간중간 부침이 있더라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며 "작년말 일부 기관의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며 조정을 받은 상태인데, 최근 실적을 감안할 때 분기 실적을 열심히 보는 기관보다는 지금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들어오는 타이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빙그레에 대한 증권가 적정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4만 2000원 수준이다. 낮은 곳은 13만원, 높게 보는 곳은 16만원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