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75세 이상 고령에도 은퇴하지 못하는 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고령자들을 현업에 붙들어 두는 원인은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이나 단순한 돈 욕심이 아니다. 이들이 은퇴를 생각하기 어려운 이유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의료비용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AARP 퍼블릭 폴리시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75세 이상 고령에도 일하는 미국인이 76.7% 급증했다.
전체 노동 인구 가운데 7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1990년 4.3%에서 지난해 7.6%로 증가했다. 고용난이 심각하지 않았다면 일하는 고령자는 훨씬 더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의료 기술 발달에 따른 건강한 수명 연장의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의료비용에 대한 부담이 65세 은퇴를 비현실적인 꿈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은퇴 연령을 넘긴 이후에도 일자리를 유지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펜실베니아의 청소년 법원 판사인 존 드리스콜은 지난해 70세가 되면서 정년퇴직을 해야 했지만 은퇴를 늦추기 위해 법정 소송을 벌였다. 지난해 11월 소송을 제기한 그는 정년퇴직 규정이 연령을 근거로 한 차별 조항이라는 법원 판결을 받아내면서 일을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드리스콜 이외에도 5명의 펜실베니아 지역 판사가 소송을 통해 은퇴시기를 늦춘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에 머무는 75세 이상 고령자 가운데 25%는 의료나 법률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매업계 종사자도 25%의 비중을 차지했다.
고령 인구 일자리에 관한 서적 ‘Great Jobs for Everyone 50+'의 저자인 케리 하논은 “은퇴 이후 가지고 있던 현금 자산은 빠르게 소진되는 반면 의료비 부담은 살벌하게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은퇴 시기가 늦춰지고 심지어 70세를 훌쩍 넘어서도 일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