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절상, 기업 체질개선 기회로 삼아야"
- "저금리 추세, 금융과 실물부문에 초래할 부작용 주목"
- 기준금리 인하 효과의 '한계' 지적도
[뉴스핌=김선엽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자기 목소리를 강하게 내기 시작했다. 취임 반년을 지나면서 적응기간을 마치고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공개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은 그동안의 의사록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종전의 의사록이 비슷비슷한 내용들로만 채워져 7명의 이야기인지 1명의 이야기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다면 11월에는 금통위원별 관심사와 정책수단에 대한 고민들이 다양하게 드러나고 있다.

또한 종전에는 금리인하의 반대 원인으로 물가상승, 정책여력 확보, 가계부채 총량 증가 등이 제시됐으나 이번 달 들어서는 저금리 상황의 지속이 오히려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눈에 띈다. 최근의 경기침체 그리고 원화절상을 기업의 체질개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금통위원은 “원화절상은 우리나라 기업의 체질개선이나 물가안정 등에도 어느 정도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전체 기업에 균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기준금리 변경보다는 선별적 지원이 가능한 총액한도대출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반복되고 있다.
다른 금통위원은 "금리정책의 여력은 유지하되,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성장모멘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유연한 신용정책수단인 총액한도대출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경제의 성장동력과 관계없는 한계기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구조조정 절차를 개시함으로써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또 성장동력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할 유인이 크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의 전달경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언급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은행들이 경기가 부진할 때는 신용리스크 상승이나 수익성 저하에 대처해 가산금리를 높이고 경기가 좋을 때는 가산금리를 낮춘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금통위원은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보수적인 대출태도가 그대로 지속되면서 통화정책 파급경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11월 의사록에서 이처럼 매파적인 언급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소비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다보니 물가 이외의 다른 이유들을 제시해야 됐기 때문일 수 있다.
때문에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11월 의사록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증권사의 한 채권 매니저는 “대선 이슈 등으로 당분간 정책금리 변경이 어렵다는 생각 때문인지 시장에서 금통위 의사록에 대한 얘기들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며 “금통위 긴장감이 떨어지면서 관심도가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서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금통위가 다시 경제주체들의 관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