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홍 한국투자증권 목동지점장
밤사이 美증시가 양호한 경제지표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소식에 소폭 상승하면서 22일 우리 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다. 기관과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지수는 장 중 1900선을 회복하는 등 하루 만에 상승 전환, 20일 및 120일 이평선을 회복했다.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 발표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데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차기 지급분이 조만간 승인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아울러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IT대표주들이 실적 호조 기대감에 오름세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2012년 임진년 흑룡의 해가 가고 2013년 계사년 뱀의 해가 올 날도 이제 한달 남짓 남았다. 아직은 연말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주식시장은 벌써 연말 분위기가 난다. 거래도 많지 않고, 재정절벽은 걱정이지만 외면당하고 있다. 모두가 지금 장세가 대세하락이 아닌 박스권 내의 흔들기라는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고 거기에 맞춰 투자전략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시장은 예상 밖의 이벤트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일 없다는 말처럼 언젠가 시장을 놀래킬 재료는 이전부터 조짐이 누적되기 마련이다. 내년 시장을 놀래킬 일들이라면 복선은 지금부터 깔리기 시작했을 것이다. 한 달 후면 올해의 10대 뉴스들이 발표되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주목받지 못했던 또는 주목해야 할 뉴스들을 뒤져봐야 할 때다.
먼저 필자는 올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한 뉴스로 세가지를 꼽는다.
첫째, 러시아의 2011년 12월 WTO 가입이다. 러시아는 156번째로 WTO에 가입했다. 러시아는 1993년부터 가입하고 싶었지만 관세 장벽이 높아 번번이 좌절됐었다. KOTRA는 관세 인하로 의료기기, 자동차, 핸드폰, 가전, 문화 컨텐츠 등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핸드폰은 내년부터 무관세로 바뀐다.
둘째, 지난 9월 카카오톡의 5년 9개월 만의 흑자 전환도 중요성이 절하된 뉴스였다. 단순히 한 기업의 투자기가 끝나고 회수기에 접어들었다는 것 이상으로 국내 모바일 생태계가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투자기에는 불확실성을 반영해 주가가 디레이팅되지만 회수기에는 프리미엄을 받게 된다.
셋째, 지난 7월 30일 인도의 대규모 정전 사태는 산업화를 시작하는 나라들이 인프라 부족으로 초기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줬다. 인도 인구 절반인 6억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는데, 이 사태로 인도는 2017년까지 전력망 공사에 대대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라고 한다. ASEAN, 중동 등 산업화를 추진 중인 다른 나라들도 전력 부족을 겪고 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뉴스 또한 필자는 세가지를 뽑는다.
첫째, 글로벌 리츠 시장의 상승이다. 최근 대부분의 증권사 등에서는 해외 채권 펀드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채권 투자라고는 하지만 이는 대부분 고수익∙고위험 상품인 하이일드 펀드의 형태를 가진다. 투기등급으로 따지면 ‘정크본드’에 해당하는 곳에 상당부분 투자하기 때문에 일반 채권형 펀드에 비해 위험성이 크다. 게다가 과거 주식시장에서 아이를 업은 엄마가 객장에 나타나면 꼭지라는 말이 있듯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지금 해외채권은 꼭지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해외 채권 보다는 이제는 글로벌 리츠 쪽에의 투자가 다음 주자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리츠 펀드는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 비중이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부동산값이 급락하면서 수익률도 추락했었지만 최근 발표되는 미국 주택지표를 보면 주택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된다.
둘째, 금이다. 최근 세계적인 헷지펀드를 운용 중인 조지 소로스와 존 폴슨이 금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렸다. 지난 10월 금값이 최고점을 찍기 직전에도 이들의 금 투자 소식이 전해졌었고 그 후 금값은 가파른 상승을 보였다. 이들이 금에 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미국, 유럽 등 주요 경제권이 잇따라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 역시 언론을 통해 엔화의 무제한 발행을 언급했고 중국 정부도 초대형 인프라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는 등 각국은 돈 풀기를 계속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미국 중앙은행이 두 차례에 걸쳐 2조3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시행하자 금값이 폭등했던 사례가 있다. 이제는 금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야 할 시기가 왔다.
셋째, 중국 여대생의 반란(?)이다. 며칠 전 중국의 신화통신에 보도됐던 뉴스에 따르면 항저우의 한 여대생이 학교 내 여자용 화장실을 늘리라는 시위를 벌였고 주변 16개 대학으로 확산됐다고 한다. 중국 여성들의 화장실 확대 요구는 올해 들어 부쩍 잦은 편이다. 지난 2월에는 중국의 일부 여대생들이 한 공원의 공중 화장실에서 “Occupy Men’s Toilet”이라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요구들을 받아들여 최근 광저우시는 여자 화장실 수를 1.5배수로 늘리기로 했다는데 이런 불편은 어느날 갑자기 생기진 않았을 것이다. 대학 내 여대생의 비율은 꾸준히 늘었을 것이고, 어느 순간엔가 화장실을 실질적으로 동등하게 쓰게 되는 비율인 30.3%를 넘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들의 불편함이 공감대를 형성할 만큼 커진 상태이다. 나라의 특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의 여권은 무척 빠른 속도록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남성 화장실뿐 아니라 다른 영역들도 빠르게 침식해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중국 여성들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는 한국의 여성을 위한 레몬소주, 15도의 소주 등장과 같은 변화와 함께 새로운 중국 소비주를 만들어 낼 것이다.
올해가 아직 남은 시점에 내년을 예측하기 조금 이른 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의 생각에 올해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또는 주목해야 할 뉴스들에 시장은 언젠가 가치를 부여하고 이는 주가에 크게 반영될 것이라고 본다. 지금 투자자들의 무관심은 큰 기회가 돼 돌아올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