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예산안 심사는 여야가 갈등을 빚으면서 공전하는 경우는 있으나 정부 때문에 예산안 심사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일은 거의 없다.
지난해의 경우도 한·미FTA, 론스타 감사 등으로 여야가 마찰을 빚으면서 마지막날인 2011년 12월31일에야 민주당이 불참하는 진통 끝에 힘들게 통과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예산 업무 담당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대선을 앞두고 내년도 예산안이 졸속처리가 우려된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정부 때문에 졸속 처리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예산안 종합정책질의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세입예산안이 논란이 됐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세입예산안의 경우 기준환율을 1080원으로 적용해 작성됐고 세출예산안은 1130원을 기준으로 작성됐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결국 11월2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재정부의 실수에 대해 사과하면서 마무리됐지만 1일 예결위가 새벽까지 정회하는 소동을 벌이는 등 3일간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비경제부처에 대한 부별심사를 진행한 5일에는 재정부가 내부검토용으로 작성했다는 경제민주화 관련 이슈 문건이 언론에 공개돼 6일과 7일 이틀간 예산안 심사는 뒷전이 되고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재정부는 이 문건에서 대선후보들의 공약이나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 등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입장과 비슷한 논리를 전개하며 반대하는 주장을 펴 논란을 빚었다.
특히 예결위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 문건과 관련해 7일 재정부가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혹이 있다며 박재완 장관을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까지 하기로 해 당분간 예산안 심사가 파행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의 경우 대선일정으로 정기국회 일정이 11월23일까지로 단축되면서 예산안 심사시기도 예년보다 10여일 앞당겨졌다.
앞으로 12~17일까지 6일간 계수조정소위원회 심사를 마친 뒤 19일에 열릴 전체회의에서는 예산안을 의결함으로써 예결특위 일정을 마치게 된다.
이후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최종 의결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의 2번에 걸친 헛발질로 예산안이 법정기일 내(12월2일)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재정부 관계자는 “다음주(계수조정소위)부터 진짜 예산안 심사가 이뤄진다고 봐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초선의원들이 많아서인지 파행되고 그런 거 없이 절차에 의해 의원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7일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박재완 장관을 선거중립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선관위 고발과 예산안 심사는 별개”라고 일축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