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수출입 기업들이 달러를 수중에 묶어 놓고 있다.
나중에 원화 값이 내려가면 달러를 원화로 바꿔 환차익을 얻으려는 목적이 아니다. 달러를 쓸 곳이 없다는 게 한 가지 이유고, 환율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몰라 일단 손 놓고 보자는 관망 심리가 두 번째 이유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의 절반이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의 9월말 현재 외화예금은 62억3100만 달러로 전달보다 7억8600만 달러(14%)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융감독원이 분류한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 34개 가운데 13곳의 주채권 은행이다.
은행권 전체 외화예금 규모도 사상 최고치인데, 한국은행은 392억6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34억3000만 달러 늘었다.
한은은 기업이 수출대금을 받아 원화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외화 계정에 쌓아놓고 있고 국외증권 발행자금 예치가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외환사업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원자재 수입은 줄어 나갈 돈은 줄어드는데 수출 대금은 꾸준히 들어오는 미스매치(불균형)가 증가하면서 은행에 외화를 적립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주로 운전자금 사용용도를 예금해 놓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은의 국제수지 자료에 따르면 원유, 광물 등 원자재 수입은 7월 254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3% 줄었고 8월에도 257억 달러로 5.1% 감소했다.
그러나 외화예금 급증이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변화로는 해석되지 않고 있다. 외화예금 증가가 말해주듯 달러를 원화로 바꿔 손해를 막아보려는 환 헤지(위험회피)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고 그렇다고 환율이 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달러 보유를 늘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은 환율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관망세지만 이를 전체적으로 보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선물사 트레이더는 “월말을 앞둔 데다 환율 하락으로 수출업체들의 네고(수출대금을 달러로 받은 것을 원화로 바꾸는 것) 출회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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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