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삼성카드가 계열사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입해 소각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자사주 127만1010주를 취득했다. 당초 취득하기로 한 물량의 17.9%를 사들인 셈이다.
삼성카드는 앞서 지난 8월3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1월30일까지 자사주 710만주를 취득, 이익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는 것.
증권가에서는 삼성카드가 시장에서 약속한 자사주를 모두 사지 못할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카드가 앞으로 사들여야할 자사주는 582만여주다. 남은 취득 기간(32영업일)로 감안하면 일평균 18만여주를 매입해야 목표를 채울 수 있다. 그렇지만 이달들어 10거래일간 삼성카드의 일평균 거래량이 13만1200여주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시장에서의 취득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카드는 9월초 자사주 취득 주문을 매일 10만~20만주씩 하다 하순들어 30만주로 높였고, 이달들어 40만주, 최근엔 일일 주문할 수 있는 최대수량인 71만주로 대폭 늘렸다. 초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 최근 적극적으로 바뀐 셈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카드가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기 보다는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살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지분은 삼성전자 35.29%, 삼성생명 26.41%, 삼성전기 3.59%, 삼성물산 2.39% 등 5개 계열사가 총 67.71%를 갖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그룹내 계열사간 서열 구도 등을 감안하면 맏형격인 삼성전자나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지분보다는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이 갖고 있는 지분을 사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두 회사가 갖고있는 주식수는 730만주 가량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5% 미만 계열사 주주들의 총지분율도 6.0%에 달해 언제든 자사주 매입을 끝낼 수 있다"며 "자사주 매입 기간을 이용한 계열사들의 장내 주식 처분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카드가 계열사 주식을 사와 이익소각하는 것은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가부양효과를 누리려는 당초 의도와도 맞지않고, 계열사들이 보유한 주식은 '잠긴 물량'으로 인식돼왔으나 이 물량이 나올 경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국계인 UBS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 중인 삼성카드 지분 매각에 나설 경우 주가에 부담을 줘 자사주 매입 효과가 묻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카드는 무엇보다 해외금융기관 인수 등을 통해 외형 확대를 위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므로 자사주 매입 결정은 단순히 주가 부양 차원보다 지배구조 개편의 여건 조성을 위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지배구조 개편이 현재로써는 소액 주주 이익, 즉 삼성카드 주가에도 반드시 긍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사주 매입 초기 주가 급등으로 많은 물량을 사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 주가는 자사주 취득을 결의하기 전 3만4000원대에서 9월초 4만3000원대로 급등했다. 이후 실적 악화 우려가 불거졌지만 수급 기대감으로 하락이 제한되며 4만~4만2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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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