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민정 기자] 서울채권시장에서 최초로 50년 만기 공사채가 발행되면서 '초장기채' 시대가 열렸다.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과 저금리 기조 등 장기채 발행 여건이 좋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26일 한국도로공사는 1000억원 규모의 50년 만기 채권 발행을 성황리에 마쳤다. 발행금리는 3.48%(국고채 20년물+40bp)로 결정됐다. 이번 발행 전까지 가장 만기가 긴 채권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40년 만기 채권이었다. 이번 발행에는 국내 및 해외 보험사들이 주요 수요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저금리 기조에 발행자·투자자 모두 '好好'
이처럼 채권들의 만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장기채권의 거래가 증가하는 등 여건이 형성된 데 따른 것이다. 발행자 입장에서는 현 시점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장기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금리 하락이 예상되면서 이득을 누릴 수 있다.
한 시중은행의 채권 관계자는 "글로벌리 저금리 기조라 발행 입장에서는 금리가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며 "자금 조달 입장에서는 저금리 조달 환경이 조성돼 발행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채권시장에서 10년물과 같은 장기물들의 거래량이 늘어난 점 역시 장기채 발행에 우호적인 여건을 제공한다. 지난해부터 장기채권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국채선물 10년물 거래를 하는 금융기관에 인센티브를 주면서 장기채 거래 규모가 커졌다.
앞선 은행의 채권 관계자는 "채권시장이 발달하면서 국채선물과 현물에서 10년 쪽 거래가 많아졌다"며 "당국에서 10년 선물 거래를 국고채전문딜러(PD) 실적에 반영하는 등 장기물 거래를 촉진시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뉴욕시장에서 10년물이 주로 거래되는 데 비해, 서울채권시장에서는 3년물이 '메인'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노력과 시장의 발달로 시장에서 주거래 되는 만기 자체가 길어지고 있다.
동부증권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10년 선물 거래가 늘어나면서 10년물 거래가 활성화됐다"며 "지표물이 3년물에서 10년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10년 선물이 나와서 도움이 많이 됐고, 증권사들도 장기물을 거래 많이 한다.
최근 발행된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호황리에 치러진 점도 이 같은 현상을 반증한다. 국고채 10년물 금리+3bp까지 가격이 나오는 등 '비싸게' 팔렸고, 인수한 증권사들에서 잇따라 완판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리 수준이 낮은 상황이라 기업들 입장에서도 낮은 금리에 장기로 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는 판단에서 발행한 것 같다"며 "최근 30년 짜리 국채도 발행됐고 여건이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신용등급 상향 효과 '톡톡'...해외채 발행도 활발
장기채 발행이 잇따라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된 영향도 크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와 피치사가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자, 원화채는 선진국 대비 높은 금리 수준에 높은 신용까지 더해지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메리트를 제공한다.
원화채 뿐 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채 발행 역시 활발해졌고 만기도 길어졌다. 지난 12일 한국수력원자력은 10년 만기 채권 7억5000만 달러를 미국 국채수익률+150bp에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6일에는 산업은행이 같은 규모, 같은 만기의 글로벌 채권을 미국채 수익률+155bp에 발행했다. 이 역시 국가 신용등급 상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수자원공사 등 정부에서 보증해주는 공사들의 달러 수요가 많이 늘고 있다"며 "길게 발행을 한다는 것은 그 만큼 발행자를 믿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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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