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에 대한 LG의 공세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TV를 비롯해 스마트폰,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업부문에서 법적 조치를 비롯한 갈등이 연출되고 있다.
삼성과 LG는 그동안 각종 사업이 겹치면서 갈등구도를 형성해 왔지만 LG의 최근 공세는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에 대한 LG의 태도가 파상적인 공세로 바꿨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의 장기불황 우려가 높은 이 시점에 왜 태도 변화를 보이는지는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그룹내 긴장감을 고취시켜 소속원들의 결속력과 돌파력을 강화하려는 게 이번 LG의 삼성 소송전의 한 배경으로 재계에서는 풀이한다.
긴장감 고취에는 구본무 회장<사진>을 중심으로 그룹 핵심 경영진들의 주문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27일 삼성과 LG,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사용한 갤럭시 시리즈 제품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삼성전자의 제품 주력인 갤럭시 시리즈를 직접 겨냥했다는 것은 삼성과의 전면전 양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애플과 세계 곳곳에서 디자인 등을 두고 세기의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적잖이 당황스러운 상황이 됐다.
LG디스플레이 이방수 전무는 "삼성전자 및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설계 기술 등 총 7건에 대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냈다"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및 이를 적용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S 시리즈, 갤럭시 노트, 갤럭시탭 7.7 등 모바일 기기가 LG디스플레이의 핵심 특허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해 강력한 법적 조치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LG 측이 밝힌 이번 소송의 이유는 '기술 우수성 입증'과 '명예회복'이 핵심이다.
이 전무는 "이미 2008년 모바일용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해 글로벌 기업들에게 공급해 왔다"며 "삼성은 당사의 OLED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 소형 OLED 사업을 영위해오면서 오히려 LG디스플레이가 소형 OLED 양산에 실패했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리며 당사의 기술력을 폄하하고 이미지를 깎아 내리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더욱이 대형 OLED 사업 준비에 주력해 온 LG디스플레이가 삼성과는 전혀 다른 방식인 WRGB OLED 기술을 적용한 TV용 패널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양산을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는 삼성이 OLED 기술 전반에 대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비이성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게 LG 측의 주장이다.
삼성 뿐만아니라 주요 그룹들은 이같은 LG의 강력한 공세를 두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LG가 '인화 경영'의 온화함을 기업문화로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파상공세의 진위 파악이 한창인 것이다.
사실 LG의 삼성에 대한 공세는 최근 들어서 봇물터지듯 진행되고 있다. 삼성이 경쟁자적 위치에서 자극행위를 해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처럼 전방위 공세에 나선 것은은 보기 드문 행보다.
LG는 이번 소송과 더불어 삼성전자의 냉장고 용량 비교 광고를 문제 삼아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LG가 삼성과 글로벌 가전시장 선두를 다툰다는 점에 일단 주목하고 있다. OLED TV의 경우 세계 최초를 향한 경쟁이 불붙고 있는 상황이고, 삼성에 한참 뒤쳐져 있는 스마트폰의 경우도 최근 전략제품 '옵티머스G'를 선보이면서 반격을 시작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제품 분야에서 최근 몇년간 삼성에 상당히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LG로서는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함이 분명히 있지 않겠냐"면서 "세계 수성을 향한 경쟁구도 측면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구본무 회장의 '불호령'을 삼성을 향해 포문을 연 직접적인 이유로 보기도 한다. 삼성을 상대로한 전면전이 전문경영인이나 계열사 차원에서 결정하고 진행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높다.
구 회장의 행보에서도 이같은 의중은 읽힌다. 그는 최근 임원세미나를 한달이나 앞당겨 소집하면서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라. 철저히 평가하겠다"고 질타했다. 또, "시장을 선도하지 않으면 그저 평범한 기업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모든 임원은 철저히 시장 선도 성과에 따라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구 회장의 질타는 결국 제품의 개발부터 경쟁사와의 관계 설정까지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바꾸라는 의미를 다분히 담고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LG의 한 관계자는 "CEO와 임원들 입장에서 구본무 회장의 질타는 상당한 위기감 아니겠냐"고 말해, 일련의 공세가 무관치 않음을 우회적으로 수긍했다.
또, LG 계열사의 한 고위 임원은 "위에서 자꾸 삼성한데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너네는 기술도 없냐'라는 질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특허소송 제기 역시 구 회장의 의중이 직접 반영된 결과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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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