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3.05%와 3.08%로 결정되면서 기획재정부가 들 뜬 모습이다.
국고채 30년물이 역사상 최초로 발행된 11일, 기획재정부는 '30년 만기 국고채 발행 기념행사'까지 열며 축포를 터트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30년 만기 자금을 3%의 저금리로 조달했으니 분명 반가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채권시장에서는 "재정부가 노났다"며 "이러다가 모든 국고채를 30년으로 발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린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도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잘 얻은 빚은 재산"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2.8%대에서 움직이고 있으니 믿기 힘든 금리 수준이긴 하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평가대로 이제 선진국 반열에 제대로 올라선 것이 아니냐는 자화자찬이 꼭 '오버'는 아닐 것이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의 재정부의 노력이 간과돼서는 안 된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최상위 수준으로 국고채 유통시장을 조성하는데 성공했고, 덕분에 유럽과 아시아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 자금이 지속적으로 우리 국채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30년물 금리가 3%라는 것은 3%대의 물가수준을 고려할 때 실질금리 제로 시대에 결국 들어섰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언뜻 앞으로 30년 동안 제로성장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든다.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현재 상황이 반영된 것이지만 초장기물 금리가 이토록 하락한 것은 저성장 시대를 예고하는 동전의 뒷면이기도 한 것이다.
재정부의 한 직원 역시 "30년물이 3%로 발행된 것은 저성장을 준비하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라며 "웃을 수만은 없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번에 발행된 30년물의 절반 가량을 받아간 모 증권사의 경우 지방을 돌며 국고채 30년물 홍보를 진행 중인데 자산가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미래 우리 경제를 그만큼 어둡게 본다는 것이다.
돈이 안전자산으로만 쏠리는 것은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결코 바람직할 수 없다. 자본이 위험을 회피할수록 고위험·고수익의 사업계획은 서랍 속에 잠든다. 고용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은 돈이 부족해 절절매게 되고 기업가의 도전정신은 높은 은행 벽 앞에서 돌아선다.
재정부가 누누이 강조하던 '경제선진화'가 결코 이런 모습은 아닐 것이다.
단지 성공적인 국고채 발행이 재정부의 존재 이유가 아니라면, 재정부는 초조한 마음으로 미래의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잠재성장률이 제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0년이든, 30년이든 부채는 부채고, 국채는 우리 아이들이 미래에 받아들 '세금고지서'다.
재정부는 당장 손에 쥔 돈을 보며 기뻐하기 보다는, 국민의 혈세를 담보로 빌린 돈을 어떻게 국민의 행복을 위해 쓸 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또 다시 강바닥에 쳐 박아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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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