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국채 매입 계획 발표 여부와 무관하게 유로존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크게 실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드라기 총재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매입 계획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경우 시장의 실망과 이에 따른 후폭풍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가 국채 매입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 하더라도 시장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부채위기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로 금융시장이 반색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단기적인 흐름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다.
ECB의 국채 매입이 궁극적으로 부채위기를 진화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ECB의 국채 매입 추진은 독일 분데스방크의 영향력 약화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우려가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출범 이후 분데스방크는 ECB 내부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엄격한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했다. 하지만 지난해 ECB가 장기저리대출로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주변국 지원을 위한 ECB의 유동성 공급을 둘러싸고 양측의 갈등은 점차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달리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완강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ECB가 국채 매입에 나설 경우 분데스방크 총재직 사퇴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최근 드라기 총재가 만기 3년 이내 단기물 국채 매입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을 밝힌 것은 분데스방크 측과 갈등을 진정시키기 위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가 무제한적인 국채 매입 계획을 발표하는 순간 분데스방크가 표방하는 엄격한 통화정책에 커다란 흠집을 내는 동시에 유로존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허물어질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한편 ECB는 주변국 국채 수익률 상한선을 두지 않은 채 무제한적인 국채 매입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두 명의 ECB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하고,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불태화 방식의 통화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ECB는 주변국 국채 수익률에 상한선을 따로 정하지 않은 채 무제한적인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국채 매입 규모와 관련, 목표치를 미리 설정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또 유동성 공급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 및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 매입 자산은 만기 3년 이내 단기물 국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이며, 모기지 채권을 포함한 그밖에 자산은 ECB의 위기 진화 대책에 포함되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만기 3년 이내의 국채 매입은 회원국 재정 지원에 해당하지 않으며, 따라서 ECB의 법적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소식통은 독일 분데스방크를 제외한 ECB 정책위원이 이 같은 대책에 동의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드라기 총재와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 사이의 갈등이 다소 진정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ECB의 국채 매입이 목표치 없이 무제한적으로 이뤄질 전망이지만 대규모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전했다.
아울러 ECB가 특정 국채에 우선 순위를 두거나 수익률 및 스프레드 목표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국채 매입은 재량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며, 따라서 수익률 목표치는 ECB 내부적으로도 따로 설정되지 않을 예정이다.
ECB의 국채 매입은 특정 조건 하에서 이뤄질 전망이며, 해당 정부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국채 매입이 곧 중단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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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