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중공업이 생존하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10억원을 쾌척했다.
일본 극우인사들의 독도 망언 등으로 한국과 일본의 긴장 비등점이 최고조에 이른 지금, 이번 현대중공업의 행동은 금액의 다소를 떠나 의미와 소신있는 결정이라는 박수를 받는 데에 부족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이 기금으로 위안부 할머니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공간을 건립할 예정이다. 가칭으로 그 이름을 ‘치유와 평화의 집’으로 정했다.
치유와 평화의 집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의식주 외에 남은 인생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생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시공(時空)을 현대중공업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함께 만드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의 뜻깊은 사회적 기여를 짚으면서 현대중공업이 위안부 할머니를 돕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 기자는 더욱 놀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사회봉사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께서 지난 1995년부터 서울아산병원 등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무료 건강 검진 및 틀니 등의 도움을 줬다”며 현대중공업이 그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위안부 할머니 지원이 조명을 받자 “회사가 진행하는 여러가지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일 뿐이라며 있는 그대로 봐달라”며 별다른 말을 보태지 않았다.
회사측은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탁사업을 해오고 있다”면서 “이번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요청으로 지원하게 됐다”고 지원 배경에 대해 담담하게 말했다.
국내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차원에서 크고 작은 기부활동을 다양한 영역에서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활동도 그중 하나로 보면 크게 드러낼 일도 아니다.
하지만 과거 역사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없고 오히려 도둑놈이 매를 드는 식의 일본 극우집단의 작당에 많은 국민이 공분을 느끼고 있는 이때, 현대중공업의 이번 활동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모으게 한다.
역사 속의 피해자에게 관심을 갖고 지원의 손길을 내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기업들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성숙한 활동이 그동안 소외되고 그늘졌던 부문에도 더욱 확산되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의 한마디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왜 그런지 위안부 할머니를 도와주는 것에 대해 꺼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사진설명 :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내부 모습(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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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