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중국 경제 전망이 후퇴하면서, 투자자와 기업들이 갈수록 중국으로부터 자본을 빼내가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는 중국 자산가격 하락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신뢰에 손상을 주어 당국의 경기 회복 노력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중국 런민은행(PBoC)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에 중국 은행들은 외환시장에서 38억위안을 순매도했다. 이는 기업들이 벌어들인 달러화를 위안화로 전환하지 않았거나 일부 투자자들이 중국에서 자금을 빼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무역흑자와 외국인직접투자는 곧 한 나라로 외국자본의 유입 규모를 뜻하는데, 과거에는 위안화 평가절상 기대가 강했던 만큼 이 유입된 자금이 곧 위안화로 환전됐다. 중국 은행들의 월간 외환매매동향이 이런 거래의 결과를 보여주는데, 유입된 자본에 비해 은행의 외환매수가 부족한 것은 곧 투기자금의 이탈 혹은 기업들의 달러화 보유 추세 등을 의미한다.
중국 은행권들 최근 10개월 동안 5개월 달러화를 순매도하고 위안화를 1450억위안 매수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무역수지 흑자가 9050억위안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현저하게 작은 규모다. 참고로 2008년 첫 10개월 동안 중국 은행권이 순매수한 위안화 규모는 3조 6000억위안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제 성장과 위안화 평가절상 기대가 강했던 앞선 10년 동안은 무역흑자는 거의 전부 위안화로 환전됐을 뿐 아니라 투기자본, 이른바 '핫머니' 유입도 컸지만 지금은 사정이 바뀌고 있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과거 막대한 자본의 유입은 곧 중국 은행권의 대출 증가와 자산가격 상승 그리고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이어졌는데, 지금은 그 방향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중국 위안화 자산은 부동산부터 주식까지 모두 하락하고 있으며, 위안화 가치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빠져나간 자금은 홍콩 고급 부동산 가격 급등을 유발했을 뿐 아니라, 훨씬 멀리 떨어진 런던과 싱가포르,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시장에서 중국인 매수세력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외환관리법을 따라 정당하게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지만, 법 망 뒤에서 은밀하게 흘러나가는 투기자금도 무시하지 못한다. 은행권의 전체적인 외환매매 동향에서 어렴풋이 이 흐름을 유추해 낼 수 있다.
또 중국 정부 소속 이코노미스트 장밍은 보고서를 통해 "유럽 부채 위기가 심화된 2011년 하반기부터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고 안전자산으로의 도피가 발생, 단기 자본이 신흥시장에서 빠져나가 미국으로 흘러들어갔다"면서,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중국 경제에 충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정확하게 추산되지는 않지만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금 중에는 민간투자자들의 해외로 자금도피도 상당히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중국초상은행과 베인앤코가 2600명에 달하는 중국의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60% 정도가 이미 투자이민을 했거나 이를 고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엘리트 부호 순위를 추적하는 후룬보고서의 창간자인 루퍼트 후거워프는 중국인 부자들은 갈수록 자신의 보유 자산을 다각화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인들은 상업용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미국이나 홍콩 부동산에도 투자하고 있는데, 이 같은 추세가 앞으로 10년은 더 지속될 것으로 후거워프는 내다봤다.
미국 달러화 매수 욕구에 따라 중국 위안화는 올해들어 달러화 대비로 0.7% 가량 평가절하됐다.
분석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위안화보다는 미국 달러화로 외화를 보유하고자 하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중국 은행들의 외환매수가 줄어들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씨티은행 중국 외환전략가는 기업들이 중국 경제전망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점차 수익을 달러화로 보유하고자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위안화 약세 추세가 수 개월 내에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같은 자본의 이탈은 곧 중국 자산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년 동안 20%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억제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주택가격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저장성 항저우시의 고급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8% 가량 떨어졌다.

자산가격 거품이 줄어드는 것은 중국 경제에 장기적으로는 좋은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이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자산가격 하락은 투자자 신뢰와 기업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우려된다.
캐피털뷰(CapitalVue)의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7개월 동안 중국 기업들의 자본조달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나 감소했다. 또 신규 주택건축 면적은 13.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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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