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영수·김기락 기자] 현대모비스가 관행적으로 불공정한 하도급거래를 지속해 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대차그룹의 '동반성장'이 큰 상처를 입게 됐다.
현대모비스가 '납품단가 후려치기'로 벌어들인 부당이익은 결국 완성차업체인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 현대차·기아차엔 '면죄부'…하도급법 모순
2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모비스의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에 대해 2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현대모비스는 경쟁입찰을 실시하면서 입찰가격보다도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거나, 물량증가 명목으로 단가를 인하한 뒤 이전에 이루어진 거래까지 소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법행위 이면에는 모회사이자 완성차업체인 현대차에 값싼 부품을 공급해야만 하는 구조적이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부품공급업체인 현대모비스가 불공정한 거래를 했지만, 부당이득은 결과적으로 완성차업체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행 하도급법이 보호대상을 '중소기업'으로 한정하고 있어 대기업을 협력사로 두고 있는 경우는 제재할 수조차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도 함께 조사했지만 90% 이상 대기업과 거래하고 있어 하도급법을 적용받지 않았다. 결국 현대차그룹 차원의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를 현대모비스 혼자서 뒤집어 쓴 셈이다.
주무부처인 공정위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공정위 기업협력국 관계자는 "현행 하도급법상 협력사가 대기업인 경우는 하도급법을 적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 동반위 동반성장지수 평가도 '헛점'
동반성장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동반성장지수' 평가도 시행 초반부터 '헛점'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 현대모비스 제재는 '동반성장 협약'이 적용된 이후 처음으로 적발된 사례여서 재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7가지의 아름다운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그룹차원에서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떠들썩하게 홍보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발표된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고등급인 '우수'등급을 받았고, 현대모비스도 두 번째 등급인 '양호'등급을 받았다(표 참조).
앞에서는 협력사와의 상생을 외쳤치면서도 뒤로는 불공정한 거래를 지속했지만, 동반위 평가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많은 기업들이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이유다.
공정위는 이번 제재 결과를 반영해 현대모비스를 재평가할 방침이다. 관련 기준에 따르면, 불공정한 행위로 시정조치나 과징금을 부과받았을 경우 재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동반성장 협약 기간 중에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재평가를 실시해 감점처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결과에 대해 입찰과정에서 빚어진 '업무 착오'일뿐 관행적인 불법행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입찰과정에서 규정 미흡 및 담당자의 업무 착오에 의해 일시적으로 발생된 것"이라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해 자율준수 계획을 수립해 업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현대모비스의 불공정거래 실체가 드러나면서 현대차그룹의 이미지 실추와 함께 동반성장지수 평가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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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최영수·김기락 기자 (drea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