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5일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시중은행 예치금에 제로금리를 시행하기로 한 데 따라 은행들의 초단기 예치금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JP모간과 블랙록 등 일부 금융회사가 머니마켓펀드(MMF)를 폐쇄하기로 한 데 이어 업계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파르게 줄어든 예치금이 은행 및 기업 대출 형태로 실물경제에 유입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ECB에 따르면 11일 17개 유로존 회원국 시중은행이 맡긴 오버나잇 예치금은 3249억유로(3972억달러)로 전날 8085억유로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2월21일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12월부터 두 차례에 걸친 ECB의 장기저리대출 프로그램(LTRO)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대폭 증가하면서 은행권의 오버나잇 예치금이 8000억유로 안팎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주 금리 인하 이후 예치금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ECB의 설명이다. ECB가 기준금리를 1% 아래로 떨어뜨리고 은행권 예치금에 제로금리를 단행한 것은 유로존 출범 이후 처음이었다.
일단 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단기물 국채가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자금몰이를 할 정도로 투자자들이 안전성 확보에 혈안이 된 가운데 제로금리 시행이 이끌어낸 최근 은행권 반응은 일단 성공적이라는 진단이다.
코메르츠방크의 크리스토프 리저 채권전략 헤드는 “ECB의 제로금리 시행에 대한 은행권 반응은 기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ECB도 최근 예치금 급감에 대해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예치금 제로금리 시행이 회원국 은행간 자금 거래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ECB 관계자는 “시중은행 예치금에 제로금리를 시행한 데 따라 은행권이 자금 운용을 위한 대체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회원국 사이에 은행간 여신이 늘어나면서 신용경색이 한층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가들은 예치금이 줄어든 만큼 여신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리오리엔트 파이낸셜 마켓의 위 파르파트 리서치 헤드는 “예치금이 급감한 것은 분명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독일 국채와 프랑스 프랑 등 안전자산으로 유동성 밀물이 그치지 않는 한 여신이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