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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힉스 입자' 발견한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

기사입력 : 2012년07월16일 17:41

최종수정 : 2012년07월16일 17:41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박인규 교수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날아온 “힉스입자의 발견”이란 소식으로 신문과 방송매체가 떠들썩했다. 이번에는 단순한 외신을 넘어 한국연구자들의 참여 소식과  이휘소 박사의 뒷이야기, 스티븐 호킹과 피터 힉스 박사의 출현 등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더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과학분야 소재로서는  좀처럼 '시선집중'을 받기 힘든 한국사회에서 이런 순수물리학의 주제가 여러 라디오 대담프로그램에까지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국민들도 지적 호기심에 시간을 할애할 만한 여유가 생긴 것 아닌가 하는 기분 좋은 해석도 해 본다.

'신의 입자'라는 별칭을 가진 힉스 입자는 이미 작년 연말에 존재 가능성이 포착됐다는 뉴스로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그래서 인지 이번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 전에 발견됐다고 하지 않았나?”, “이번엔 뭐가 다르다는 거야?” 하는 조금 의아한 시선들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발표역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힉스입자”의 발견을 선언한 것이 아니고, “힉스입자로 추정되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는 다분히 모호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바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일반인에게는 차라리 나중에 연구 다 끝나고 한꺼번에 결과만 발표하면 되는 거 아니겠냐는 비판도 있을 법하다.

유럽의 경제가 좋지 못해 연구비 삭감이나 CERN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국들의 결속이 와해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서둘러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발표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런 의혹의 눈초리는 일단 거두어도 좋을 것 같다.

힉스입자의 존재에 대한 예견이 60년대에 이루어지고, 그 후 미국과 유럽이 앞을 다투어 힉스입자를 찾기 위해 가속기 건설에 나섰다. 이어 ‘표준모형’이 예견하는 입자들을 발견할 때 마다 노벨상을 타고, 미국이 초전도초대형충돌기(SSC)를 포기하면서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도권을 쥐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월드와이드왭(WWW)이 CERN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들은 이제 식상하게 들린다.

 

▲거대강입자가속기(LHC)
LHC가속기 건설에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고, 만 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이 입자의 발견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예 부자나라들의 남의 이야기로 들린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남의 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몇 해 전부터 우리나라 국회의원, 정치인, 언론인, 관련부처 정부공무원들의 CERN 방문이 자주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핵물리학을 위한 가속기가 건설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이 CERN을 방문할 때 꼭 묻는 질문이 있다. LHC가속기를 짓는데 얼마가 소요됐으며, CERN을 운영하는데 1년에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인가다. 이렇게 전 세계 1만여 명의 과학자들이 몰려들어 실험하고 생활하는 세계적인 연구소 만들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갔지 않겠냐는 주석을 곁들인다.

그러나 CERN의 대답을 들어보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LHC가속기 건설이 CERN 회원국의 승인을 얻은 것은 1992년의 일이다. 그 이후 설계부터 설치 운영까지 총 16년이 걸렸다. 그 비용은 우리 돈으로 약 7조원이 들어갔다고 한다. 20개 회원국이 16년에 나누어 지원했다면 큰 투자는 아님 셈이다.

CERN의 운영비는 연간 1조원에 이른다. 20개의 회원국이 있으므로, 회원국 당 연간 출자금은 500억원이 된다. 물론 잘사는 영국, 독일, 프랑스가 더 많이 내므로 다른 유럽 국가들의 출자금은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적다.

이쯤에서 우리나라 출연 연구소들의 연간 예산이 3000-6000억 원 정도임을 고려한다면, CERN은 그 규모와 영향력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은 예산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 마법이 존재한다. CERN 연구진이 1년 동안 제네바 지역 거주비는 1인당 평균 1억원 수준이다. 연구소 전체로 보면 1조원 규모가 된다. 즉 CERN은 유럽 20개 회원국으로부터 1조원을 조달받아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셈이다.

LHC가속기 건설에 들어간 7조원도 모두 첨단가속기 개발 기술을 가진 유럽 회원국 기업들이 입찰을 통해 사업을 수주했으므로 역시 사회로 환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LHC 실험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여한 사업인 셈이다.

지식의 진보와 기술의 창조,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함께 전 세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으니 그야말로 우리나라가 꿈꾸고 있는 과학비지니스벨트의 원형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의 경우 SOC예산이 공적자금 성격으로 쓰이는 것에 비교하면 얼마나 멋진 공적자금 활용 방안인가.

필자는 이번 CERN의 발표가 있기 이틀 전에 유럽의 일련의 과학자들이 써놓은 국제선형가속기(ILC) 건설의 필요성에 대한 제안서를 받아 보게 됐다. 내용을 요약하면 이번에 발견된 입자가 힉스입자라면, 이를 대량으로 만들어 내어 그 성격을 규명하자는 이야기다.

국제선형가속기 건설을 희망하고 있는 곳은 미국의 스탠포드, 일본의 쯔쿠바, 독일의 함부르크, 그리고 CERN이다. LHC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미국에게는 잃어버린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여서 더 절실할 수도 있다.

일본은 대지진 이후 국제사회가 더 쯔쿠바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ILC건설은 국제협력으로 이루어져 전 세계에 한군데에만 지어질 것이므로 이 가속기를 유치하는 나라가 현재의 CERN과 같은 진정한 글로벌 연구소를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중이온가속기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산업도, 반도체 산업도 늦게 출발하였지만 지금은 세계 수위를 달리고 있다. 가속기 산업이라고 불가능한 게 아니다. 이제라도 국가 차원에서 국제선형가속기 건설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박인규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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