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 유선전화의 인터넷전화 교체 사업인 ‘국가정보통신서비스(GNS)’가 4년째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스템 구축등에 수백억원을 들여 추진한 사업이지만 공공기관이 무엇보다도 보안문제로 인터넷전화 도입을 꺼리는 데다, 민간 사업자들도 수익구조가 창출되지 않은 이 사업에서 빠지고 싶지만 당국의 정책사업인 지라 눈치만 보고 있는 형국이다.
12일 통신사업자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행안부가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GNS 사업이 예산부족과 보안문제, 비용절감 등에 대한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노출되면서 방향성을 잃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통신보안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통신비용 절감만 생각한 '근시안적' 정책으로 CNS사업은 태생적으로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GNS 사업은 사업자가 구축한 특정 통신시설을 국가기관과 자치단체에서 저렴하고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한 정보통신서비스 구매제도다. 다시말해 기존 유선전화 이용 시스템을 인터넷전화로 교체하기 위한 작업인 셈이다.

이 사업은 사실 시행 초기부터 MB정부가 공약사항으로 내건 ‘통신비용 20% 절감’ 차원에서 정부가 마련한 고육지책 일환이라는 논란이 제기돼 왔으나 당국 의지가 강해 지금까지 엉거주춤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행정기관 인터넷전화 도입확산 기본계획’이 수립된 당시부터 행안부는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수립한 계획에는 2012년 말까지 모든 공공기관과 자치단체의 유선전화 인프라를 인터넷전화로 교체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행안부 계획과 달리 현재 인터넷전화로 전환한 곳은 대상 공공기관 580개중 90개 기관, 약 15%에 그치는 수준이다. 인터넷 전화로 전환한 기관은 대체로 '통신보안'민감도가 떨어지는 당국 일부 산하기관들이다.
당초 계획했던 올해 말까지 580개 기관 모두 인터넷전화로 교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보 및 수사당국등 보안개념이 투철한 기관은 물론 주요 대형 지자체들도 CNS사업에 처음부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처럼 인터넷전화 교체 전환이 무산상태에 이른 것은 정책 오류와 함께 보안상 문제와 예산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09년 7월 청와대, 국정원 등 주요 정부부처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공격)노출 , 농협 해킹 사건 발생 등 사이버 공격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에 취약한 인터넷전화 도입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번 GNS 사업에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주요 부처인 외교통산부, 국방부, 경찰청 등이 포함돼 있으며 때문에 보안 문제는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이들 부처는 인터넷전화 전환을 생각조차 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통신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 민간인도 활용도가 떨어지는 인터넷 전화를 보안관련 기관이 사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국감에서는 국회차원에서도 행정망에 설치된 인터넷전화가 보안에 취약해 도청 등을 통해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예산부족도 사업 추진에 애를 먹고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시스템 구축과 보안을 위한 인증서 관리 시스템 등에 최소 100억원에서 많게는 500억원 이상 소요되는데 이를 제대로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는 인터넷전화 자체에서 비용(통신료)절감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시스템 구축에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점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이 사업에 참여한 민간기업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결국 1~2% 전화요금 절감을 위해 내걸은 GNS 사업이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는 투자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돼 예산확보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행안부는 부족한 예산을 메꾸기 위해 주관사업자로 선정된 KT,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구 LG데이콤), 삼성SDS(구 삼성네트웍스) 등 사업자들끼지 경쟁을 시켜 수백억원을 들여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도록 유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민간기업에 비용을 전가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다. 사업자들이 내놓은 구축비용은 사업자당 60억원 안팎으로 시스템 구축에 고스란이 부담을 떠안게 됐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약관에도 없는 인터넷전화 할인을 위해 일반인 대상 할인요금 보다 더 많은 할인을 강요하고 있다”며 “사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같은 인터넷 전화라도 민간 통신료와 공공기관 통신료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행안부에서 추진하는 인터넷전화는 보안에 상당히 취약해 지진 등 재난으로 인한 정전시 통신이 마비될 수 있다”며 “정부부처의 업무용 전화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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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