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기관 투자가들의 현금성 자산 비중이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안전자산의 투자 매력을 상실한 투자가들이 현금 비중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최근 펀드의 현금 비중이 평균 5.3%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BOA-메릴린치의 게리 베이커 주식 전략가는 “기관 투자자들이 극심한 ‘리스크-오프’ 포지션을 취하고 있고, 주식은 과매도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투자가들은 유로존보다 미국 거시경제에 대해 더 높은 경계감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미국 경제 하강에 대한 우려는 주가 밸류에이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투자가들은 미국 주가가 기존의 밸류에이션 잣대로 판단할 때 저평가된 상태지만 투자 리스크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 리스크가 높은 상황에 고전적인 형태의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한 주식 평가는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콘버젝스의 니콜라스 콜라스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 회피 성향이 극심하고 정책 및 거시경제 향방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 주가 밸류에이션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2007~2008년 위기를 다시 맞을 경우 S&P500 지수가 900까지 밀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경우 지수는 1100선에서 바닥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연방준비제도(Fed)의 개입에 대한 요구가 두드러지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엄격하며, 변화의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BOA-메릴린치의 마이클 하트네트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투자가들 사이에 연준의 추가 부양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희망 사항이었으나 이제 기대감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시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단호하고 적극적인 통화정책 결정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추가 부양을 결정할 가능성보다 몇 달 후 하반기 이내에 실시할 여지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벤 버냉키 의장이 추가 부양의 필요성 여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지만 추가 부양에 나섰다가 정치적인 반대에 부딪힐 수 있어 쉬운 결정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폴 댈러스 이코노미스트는 “3차 양적완화(QE)가 실제 이뤄지려면 미국 경제의 모멘텀이 더 크게 꺾이거나 핵심 물가가 2% 아래로 밀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위기에 따른 경기 하강 리스크가 크게 높아지거나 국내 재정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으면 버냉키 의장이 3차 QE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