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오는 17일 ‘그렉시트(Grexit)’ 여부를 판가름할 총선을 앞두고 있는 그리스와 은행권 부실로 구제금융 신청에 나선 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가 심상찮다.
보수적 시각을 견지할 수밖에 없는 금융당국의 수장마저 최근 “유럽 재정위기는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 충격”이라는 발언을 내놓는 등 작금의 경제 상황은 살얼음판 위를 걷는 형국이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할 경우 국내 경제 전반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이미 각 업계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위기는 '일본경제 장기불황'의 서곡이나 다름없는 만큼 정부, 기업, 가계 등 경제 모든주체가 '글로벌 장기불황'에 서둘러 대비해야한다는 게 뉴스핌의 판단이다.
이에 뉴스핌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관점에서 최악의 사태를 준비하자는 의미로, 유로존 위기에 따른 국내 금융과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과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당국과 각계의 대응방안 등에 대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뉴스핌=곽도흔 기자] 선진국 부진과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로 지난해 4분기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우리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우리나라는 특히 수출경기가 중요하다. 다른 나라에 비해 땅이 넓지도 인구도 많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생산한 제품을 우리 시장에서 다 소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2009년에 다소 감소했지만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 가장 높은 95.9%를 기록했다.

수출의존도만 보면 2006년 34.2%에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49.1%까지 증가했다.
수출은 우리 경제의 바로미터다.
단적인 예로 수출의 경제성장기여율을 보면 2009년에는 무려 172.1%였지만 금융위기 와중인 2008년에는 20.1%로 극과 극의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이 62.2%의 경제성장기여율을 보여 준수했지만 올해는 2008년처럼 급감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 들어 5월까지 수출실적으로 보면 전년동기대비 0.6% 증가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 역시 올해 1~5월중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이하인 60억 달러로 크게 축소됐다. 특히 EU·중국·미국 등 3대 시장의 수출은 각각 10% 이상 급감했다.
품목별로는 1~5월까지 선박·무선통신기기·석유화학·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섬유·가전 등 7개 품목의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해운·조선·철강·화학 등 굴뚝 기업들의 실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이다.
유럽 불황으로 인해 유럽에 소비재를 수출하는 중국 기업들이 위축되면서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우리나라 총 수출 중 EU 비중은 2011년 기준 약 10%로 작은 편이지만 유로권 불안은 대 EU수출부진은 물론 EU가 중국의 최대 수출시장이란 점에서 중국의 수출둔화를 통해 우리의 대중 수출을 위축시키는 효과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EU지역 경제성장률 1%p 하락시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은 단기적으로 약 4%, 중기적으로 연간 약 3% 감소하며 대 세계 수출은 단기적으로 약 1%, 중기적으로 약 0.3%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연구원은 유로존 위기가 심화될 경우 EU지역만이 아니라 세계 경제 전반의 침체를 동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정 결과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유가불안도 우리나라의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최근 유로권 위기 심화에 따른 세계경제 부진 전망과 달러화 강세로 유가가 연초의 상승세에서 반락하고 있지만 하절기에는 계절적 요인 등으로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심화될 경우 유가 급등세가 재연되면서 수출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IMF도 지난 4월 지정학적 불안 심화시 유가가 50% 상승하고 세계경제 성장률이 1.25%p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1, 2차 오일쇼크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유가 충격에 다른 나라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전기대비 10% 상승시 2011년 무역액 기준으로 연간 약 70억 달러 내외의 무역적자 발생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하반기 수출환경도 결코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 경기는 유로권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2012년 연중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출환경은 하반기에도 대체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경부는 14일 개최된 제124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하반기 수출여건 및 대응과제를 발표하고 무역금융지원 등 하반기 총력 수출지원 계획을 밝혔다.
지경부는 "하반기 우리나라의 수출입 여건은 FTA 효과 가시화, 제2의 중동 붐, 한류 확산 등 기회요인이 있는 한편, EU 재정위기 지속, 중국경제 둔화, 유가와 환율의 불확실성 확대 등 대외여건 악화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수출과 수입 규모는 당초 전망(수출 5950억불, 수입 5700억불) 보다 상당 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출입 전망 수정을 검토하고 있는데 유럽 재정위기의 움직임이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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