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를 지향한 일본차 그러나 ‘렉서스는 렉서스’
[뉴스핌=김기락 기자] 뉴 GS를 통해 스포츠성 이미지를 강화한 렉서스가 이번에는 왜건형 자동차에도 달리기 성능을 강화했다.
얼마전 인천에서 만난 렉서스 올뉴 RX350은 이와 같은 렉서스의 방향을 그대로 담았다. 뉴 GS가 증명한 달리기 성능은 올뉴 RX350도 마찬가지였다.
고급스럽고, 부드럽기만 한 렉서스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렉서스 브랜드의 색깔이 조금씩 독일차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RX350은 지난 2009년 선보인 3세대 RX350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엔진과 변속기 등 동력 성능 변화는 없지만 디자인을 비롯한 편의 및 안전사양 변화의 폭이 크다. 그래서 ‘3.5’세대 RX350이라고 부를 만하다.
뉴 GS에서 낯설게 느껴진 앞모습은 올뉴 RX350을 통해 렉서스 디자인의 정체성을 내세우는 것 같다. 역사다리꼴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꽤 날렵해 보인다. 렉서스는 이 라디에이터 그릴을 ‘스핀들 그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를 보면 왜건형 자동차가 더 이상 실용성만을 추구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왜건형임에도 잘 달려야 하고 브랜드 철학을 대변해야 하는 것이다.
시승은 인천 하얏트 리젠시 호텔을 출발, 영종도 일대 약 4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국도와 같이 꼬불거리는 길이 없어 동력 성능과 승차감을 파악하기 용이했다.
시동을 건 첫 느낌은 역시 렉서스다. 시동이 걸려있는지 알기 어려울 만큼 무소음에 가까웠다. 렉서스 브랜드의 최고급 SUV답다. 역사상 모든 렉서스는 그랬다.
![]() |
-렉서스 올뉴 RX350은 기존 렉서스에 독일차 성향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급가속을 하면 정숙한 가운데 엔진 소리가 제법 앙칼지다. 판매 가격, 세그먼트 특성상 가격을 내리는 것 보다 마케팅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아보면 빨라진 엔진 반응과 엉덩이로 전해오는 탄탄함이 먼저 느껴졌다. 제방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완전히 밟자 순식간에 속도가 치솟았다. 정숙한 가운데 엔진 소리의 톤(tone)이 상대적으로 앙칼지다.
동력 성능은 기존과 차이가 없다. 3.5ℓ급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달아 최고출력 277마력/6200rpm, 최대토크 35.3kg·m/4700rpm을 낸다. 공인 연비는 9.1km/ℓ다. 경제성을 우선 시 한다면 7월 출시 예정인 올뉴 RX450h 하이브리드를 검토해 볼만하다.
차체 강성과 조향성능은 일취월장했다. 렉서스가 일본차인 것을 감안하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처럼 단단한 맛이 돋보인다. 여성스러웠던 RX350이 남성적으로 달라진 대표적인 예라고 판단된다.
특히 뒷좌석은 현가장치의 움직임을 최소화했다. 조향성능이 직설적으로 변한 것이다. 다만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는 살살 넘어야 뒷좌석 승객에게 한 소리 안 듣겠다. 전통적인 렉서스 소비자라면 당황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편의 및 안전사양도 대폭 강화됐다. 앞바퀴와 뒷바퀴의 구동력을 자동 배분하는 액티브 토크 컨트롤(ATC)을 더불어 2세대 리모트 터치 컨트롤, 10 에어백, 8인치 한국형 내비게이션 등을 달았다.
올뉴 RX350 판매 차종은 슈프림 6550만원, 익스클루시브 7300만원이며 기존 RX350 대비 각각 940만원, 590만원 인하됐다. 판매 가격, 세그먼트 특성상 가격을 내리는 것 보다 마케팅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익스클루시브에는 최근 기아차 K9에 탑재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차체역학 통합제어장치(VDIM), 마크레빈슨 프리미엄 서라운드 시스템 등이 추가 적용됐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올뉴 RX350에 이어 올 하반기 스포티 버전인 F Sport 트림을 판매하는 등 올뉴 RX 라인업을 더 보강할 계획이다. 올뉴 RX350은 어디까지나 독일차를 지향했을 뿐 시승 후 결론은 ‘렉서스는 렉서스’였다.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