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태국·인도 잇달아 공략
현지 라이프스타일 맞춤 전략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태국, 멕시코,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체험형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매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서남아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하고 본격적인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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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구르가온에서 열린 삼성전자 서남아 테크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스마트싱스의 연결 경험에 대한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멕시코, 태국, 인도 등 주요 신흥국에서 현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테크 세미나를 연이어 개최했다.
세미나는 현지에서 업계 전문가와 인플루언서 등을 초청해 최신 기술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 행사다. 이는 현지 문화와 소비자 특성에 맞춘 체험을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체험 마케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기존 시장에서의 경쟁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내세우며 고관세 정책과 특정 국가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무역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유럽은 에너지 효율·탄소 배출 규제 등 환경 규제를 중심으로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에 글로벌 가전 기업들의 유통·영업 활동에는 과거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중산층 확대와 도시화가 진행 중인 동남아, 중남미, 서남아 등 신흥국을 주요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지역은 최근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증가하는 등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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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남아 테크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사용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지난 6월부터 멕시코 멕시코시티, 태국 방콕, 인도 구르가온에서 프리미엄 생활가전 '비스포크' 라인업을 중심으로 스마트싱스 기반의 가전 연결 체험 활동을 본격화했다.
이러한 전략은 가시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동남아 시스템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일부 모델은 35% 이상 성장세를 기록했다. 연중 무더운 기후와 에너지 효율에 대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냉방 가전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한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사용 중심의 마케팅 접점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역 식문화를 반영한 냉장고 활용법이나 생활 패턴에 최적화된 세탁 솔루션을 소개하는 등 현지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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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에서 진행된 삼성전자 '2025 중남미 테크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가전업계는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글로벌 전략의 중심축을 신흥시장으로 옮기고 그에 맞춘 체험형 마케팅을 지속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해당 지역의 소득 수준, 라이프스타일 변화, 주거 형태 등 지역 특성에 근거해 제품과 커뮤니케이션 방식 모두를 현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미 선진국에서는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파워 측면에서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가까워진 만큼 향후 성장을 위해 신흥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체험 마케팅은 단순 홍보를 넘어 시장 내에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소비자와 연결을 강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현지 마케팅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가전 시장 내 입지 확대는 물론 매출과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