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의 달러화 표시 채권 펀드가 현지 통화 표시 상품보다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헤알화와 페소 등 이머징마켓 통화에 하락 압박을 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8일까지 이머징마켓 달러화 표시 채권형 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73억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현지 통화 표시 채권형 펀드의 자금 순유입은 29억달러에 그쳤다. 달러화 상품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 것.
이 같은 역전 현상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5년간 현지 통화 펀드의 자금 유입은 달러화 표시 상품에 비해 평균 60억 달러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마저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이머징마켓 통화가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자금 흐름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통화 표시 채권 펀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되면서 관련 지역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자산운용사 그래머시의 제프 그릴스 매니저는 “당분간 이머징마켓 현지 통화 펀드의 자금 유입이 저조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며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외부 충격 요인에 대한 리스크가 높다”고 설명했다.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최근 들어 급격히 악화되는 양상이다. JP 모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머징마켓의 현지 통화 채권 펀드는 8.3%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4월 들어 0.4%의 수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인도 루피화와 브라질의 헤알화, 멕시코 페소화 등 주요 이머징마켓 통화는 4월 최소한 2.8% 하락했다.
EM 퀘스트 캐피탈의 필립 블랙우드 매니저는 “시장 상황이 상당히 불안정하다”며 “통화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추가 손실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통화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투자심리 불안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현지 통화 펀드의 자금 유입이 단시일 안에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터키와 헝가리 등 이머징마켓 기업이 조달 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EPFR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11분기에 걸쳐 현지 통화 표시 채권 펀드에 32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으나 10월 이후 6개월간 순유입 규모는 직전 6개월에 비해 75% 급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