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지난해 미국이 최상위 국가신용등급인 '트리플에이(AAA')'의 지위를 잃은 것은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며, 시나리오 분석에는 전혀 오류가 없었다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담당자가 말했다.
S&P의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인 모리츠 크래머는 24일(현지시각) 영국 의회 재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지난 여름 미국 정부는 의회가 국채발행 한도를 증액하는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유동성 위기에 매우 근접한 상태였다"며 자신들의 등급 강등 결정과 분석에 대해 방어했다고 주요외신들이 보도했다.
S&P는 지난 2011년 8월 5일에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강등하면서 미국의 정치적 의사결정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S&P는 미국 의회가 합의한 재정지출 축소안이 사상 최대 규모인 재정적자를 줄이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S&P의 이 같은 결정으로 미국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경쟁 신평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각각 미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 향후 강등할 수 있음을 의미)'으로 제시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등급은 최상위로 유지했고, 미국 재무부는 S&P의 등급 강등이 잘못된 분석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크래머 이사는 이 같은 미국 정부의 비판에 대해 "우리 분석에는 오류가 없다"면서, "사로 다른 시나리오가 존재했고, 이는 미래에 어떤 재정건전화 전략을 선택할지에 대한 분석 수단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당시 미국 재무부의 경제정책 담당 존 벨로우스 차관보는 S&P가 분석 중에서 2조 달러에 달하는 수치 오류를 지적받고 등급 결정의 근거를 수정했다고 재무부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크래머 이사는 이것이 "완전히 잘못된 해석"이라는 이전 S&P 국가신용담당 수석 데이빗 비어스의 견해를 반복했다.
그는 등급 강등 결정 발표 전에 재무부와 논의한 것은 "의회예산국(CBO)이 제출한 시나리오들 중 어떤 것이 분석의 기초가 되어야 하느냐는 것이었다"고 크래머는 밝혔다. 애초에 S&P는 CBO의 '기초' 시나리오가 아니라 '대안' 시나리오를 따랐는데, 이 시나리오는 명목 GDP에 따른 재정지출 증가세를 예상한 것이었다.
하지만 S&P는 재무부와 협의 후 '기초' 시나리오를 선택하기로 합의했고 이에 따라 분석상 2조 달러라는 큰 규모의 수치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크래머는 "2021년 순부채비율에서 2조 달러나 수치가 차이가 나는 것은 어떤 시나리오를 따랐느냐에 따라 달라진 것이지, 분석 오류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원래 선택했던 대안 시나리오에서는 2010년 국가 부채가 22.1조 달러에 이를 것이 예상되었지만, 기초 시나리오를 선택할 경우 20조 달러로 줄어들었던 것이다. 재무부 차관보는 이를 S&P의 분석 오류라고 주장한 셈이다.
또한 미국 재무부를 따라 2조 달러의 차이가 난 것은 10년 전망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S&P의 등급 결정은 3~5년 전망에 근거하기 때문에 당시 등급 강등 결정을 밀고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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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