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골프의 계절이 왔다. 여의도도 벚꽃으로 한바탕 몸살을 앓았다. 골프장 벚꽃하면 안양CC가 최고일 게다. 벚꽃이 터널을 이룰 정도로 홀을 덮고 있는데도 있다.
안양CC 회원들도 이 벚꽃 구경 때문에 이 기간 중 부킹 요청률이 높다고 한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속에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단 1주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양CC의 벚꽃이 아무리 좋아도 골프는 역시 골프다. 골프가 반드시 축제가 될 순 없다. 골프는 모두를 바보로 만든다고 하지 않는가.
한번 생각해 보라.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굴욕과의 싸움이도 하다. 지난 주말의 라운드도 좋고 그 이전의 라운드를 생각해도 좋다. 그동안 라운드를 생각하면 인간이 갖는 탐욕의 한계를 절감하게 만들지 않는가. 누구는 더블보기를 보기로 적고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괴로워했을 것이다. 또 자신까지 속이며 플레이한 경험도 생생할 것이다.
물론 골프가 주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것에 반 미쳐 있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굴욕과 수치를 견디는 법을 가르쳐 준 것은 골프(라운드) 그 이상의 소득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견디기 힘든 굴욕에도 골프를 팽개쳤다는 말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골프클럽을 놓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빠져 들지 않았는가. 그리고 골프는 삶의 일부가 됐다. 아니 삶의 전부가 돼 있었다.
이렇게 골퍼들이 골프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체 뭔가.
아마도 그것은 내일은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과 기대 때문일 것이다. 아마추어골퍼는 라운드 중 시원하게 맞은 드라이버 한방의 맛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이내 비참해 진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나 아이언이 착착 붙듯이 맞아 마치 득도한 듯 희열을 맛보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한다. 바로 다음 날 라운드에서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비참해진다.
골프는 공격만 존재한다는 점도 골프클럽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가 될법하다.
모든 운동은 수비와 공격이 있다. 하지만 골프는 오직 공격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골프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경외감마저 들곤 한다. 플레이어에게 냉정하게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실수를 부른다. 또 굴욕을 당하는 것이다. 골프가 실수의 게임이라는 것을 이해할 만하다.
골프는 잘 잘못을 가려줄 심판이 없는 대신 매너와 에티켓이 무섭게 도사리고 있다. 이 매너와 에티켓이 끊임없이 골퍼 자신의 양심을 후벼 판다. 볼이 러프로 들어가면 페어웨이로 던져 놓고 치고 싶다. 또 볼이 디봇에 들어가 있으면 살짝 꺼내 놓고 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린다. 심판이 있는 것보다 더 한 고문이 아닐 수 없다.
라운드 중 룰을 속인 골퍼는 일상에서도 반드시 속인다는 것이 진리다. 단 한 번의 라운드로 동반자의 품성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게 골프다. 그래서 골퍼의 품성은 성적순이 아니다. 전혀 별개의 문제다. 골프가 소름끼치게 무섭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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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