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불어온 한류(韓流) 바람이 금융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 쏟아지는 러브콜은 이미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외환외기를 통해 얻은 경험과 글로벌 탑티어로 거듭난 국내 기업, IT인프라, 그리고 우수한 인재는 국내 금융시장의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온라인 종합경제미디어인 뉴스핌(www.newspim.com)은 창간 9주년을 맞아 국내 증시 및 금융투자업계에 불고있는 한류현상을 점검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뉴스핌=정지서 기자] '코스피 2000시대'로의 재진입은 외국인의 'BUY 코리아' 열풍 덕에 가능했다. 연초이후 10조원 넘게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국내증시의 추가 상승동력을 제공했다. 그만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안전자산을 찾던 글로벌 유동성이 다시 위험자산을 향하고 있는데다 국내 증시가 선진국 시장에 비해 상승 여력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하이닉스 등이 글로벌 탑티어(top-tier) 기업으로 성장하며 투자 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성격이 달라졌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11조253억원 상당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해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14조 5776억원임을 고려할 때 75.6%에 해당하는 금액이 1분기 만에 유입된 것이다.
현재까지(3/28기준) 외국인 순매수 규모만 살펴보더라도 3조752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기간 외국인은 3조3242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무엇보다 영미계 자금 비중이 커졌다는 데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1월기준 외국인 자금의 55%를 차지하는 영미계 자금은 뮤추얼펀드나 연기금을 바탕으로 하는 보수적 성향의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영미계의 뒤를 이어 15%의 비중을 차지하는 아시아지역 자금 역시 싱가포르 및 중동 지역의 국부펀드가 포함돼 변동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손꼽힌다.
반면 서유럽 및 조세회피지역 자금은 각각 10% 이내의 비중을 차지하며 다소 안정된 상태다. 헤지펀드를 앞세워 공격적 투자를 선보이는 조세회피지역 자금의 경우 특정 상품 및 업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해야하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은 영미계 자금이라는 분석이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눈여겨봐야 할 주체는 영미계 자금"이라며 "최근의 유가 상승세가 가라앉으면 영미계를 앞세워 외국계 자금이 지속적으로 코스피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삼성電·현대車, 자금유입 중심에 서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글로벌 시장에서 1등기업으로 손꼽히는 국내 기업들의 선전 역시 외국인의 'BUY 코리아'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외국인들은 올해들어 현대차와 하이닉스, LG화학, 삼성전자, POSCO, 기아차, 현대중공업 등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특히 현대차와 하이닉스의 경우 9000억원 넘는 금액을 투자했으며 LG화학과 삼성전자 역시 8000억원 가까운 매수세를 보였다.
이중 최근들어 집중되고 있는 삼성전자 러브콜은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130만원대를 돌파하며 연일 사상최고가 행진을 지속하는 삼성전자의 매수 상위 창구를 외국계 증권사가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미 삼성전자 200만원 시대를 내다보고 있다.
우동제 메릴린치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비메모리, OLED 사업 등 삼성전자의 두각이 여러 사업군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의 성장속도라면 200만원 수준의 목표주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 역시 마찬가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차는 신차효과까지 더해지며 외국인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강상민 한화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상승을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올 상반기 Santa Fe 등장이 주요한 실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판매대수보다는 매출액이, 매출액 보다는 이익성장세가 높게 나타나는 질적 성장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는 여전히 저평가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증시,'환차익+낮은금리' 매력...BYE 코리아 우려도
외국인 매수세의 급증은 비단 국내 증시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인도와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 주식시장 역시 이들의 순매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이달들어 미국의 경제지표가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며 "유로존 국채 금리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것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자금유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금리 수준이 낮고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 글로벌 자금 유입이 특히 집중되고 있다"며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경기회복이 더딘 선진국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이 매력적인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연초이후 급격한 자금유입에 따른 자금이탈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간 외국인 매수세가 국내 증시의 양날의 칼이 돼 시장 변동성을 높인 주범으로 지목돼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한 관계자는 "연초이후 유입되 자금과 관련해 뚜렷한 이탈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고 있지만 않지만 최근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어 외국인 자금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는 장단기 자금성격과 관계없이 호재와 악재에 따라 언제든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존재"라고 귀띔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는 국내 증시를 향한 외국인 러브콜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이머징마켓의 자금이탈 보다는 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외국인 자금 이탈은 코스피가 2200선까지 상승한 이후의 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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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