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군득 기자] “미래에 대해 충실하게 생각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활용해 힘 있게 나가자. 앞으로 몇 년, 십 년 사이에 정신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쳐질 것 같아 긴장된다.”
지난달 11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가전전시회(CES) 현장에서 계열사 사장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 정신력 등 세가지 힘(力)을 주문했다.
일주일 후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1월 18일)에 참석한 계열사 사장들은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이 던진 메시지가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의 현 위치에서 더 노력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던진 세가지 힘은 단순한 것 같지만 쉽지않은 추상적인 과제다. 어느 정도 수위를 상상력과 창의력, 정신력으로 규정해야 할지 난감한 문제인 셈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모든 경영상 원칙을 ‘신상필벌’에 의해 결정했다. 지난 2010년 3월 일선경영에 복귀 후 이 같은 기조는 변함 없었다.
이런 이 회장이 스스로 세가지 힘을 강조한 것은 삼성도 시장 흐름에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엘리트 집단, 1등 주의에서 벗어나 소통을 위한 자세로 진정한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실제로 이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부터 젊은 인재론을 강조하며 만찬에 부사장급을 초청하는 등 미래 인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장의 이 같은 기조는 엘리트 DNA를 추구하던 삼성이 상생과 미래 투자를 위한 상상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또 애플 아이폰 등장으로 붕괴됐던 휴대폰 시장을 갤럭시를 앞세워 단기간 회복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강자로 거듭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정신없이 앞만보고 달렸던 삼성이 IT분야에서 명실상부하게 최고 기업으로 우뚝서면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분이 새삼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세가지 힘은 이 회장이 신년에 던진 신기술(상상력과 창의력), 신제품(창의력과 정신력), 신사업(상상력과 정신력) 등 이른바 ‘3신(新) 전략’과도 상통한다. 이들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힘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게 삼성 내부의 분위기다.
실제로 삼성은 이 회장 발언 직후 지난달 17일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워크숍’을 열어 직급, 직책에 상관없이 모인 임직원 30여명이 창의적 제품을 위한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어느 곳에나 설치 가능한 천문대, 석고를 활용한 온열아이템, 물 절약 시스템 등 획기적인 의견이 오갔다.
인재영입 전략 역시 삼성 가치에 도움이 된다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데이비드 은 구글 부사장이나 갤럭시S2 HD의 세계적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이 대표적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아직까지 상상력과 창의력, 정신력에 대한 수위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왜 세가지 힘을 주문했는지 이해하고 있다.
정점을 찍은 삼성이 진정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험난한 길이 예고돼 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제부터가 경쟁자와 진정한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상에서 벌이는 힘겨운 싸움에 추상적인 세가지 힘은 고민 거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어쩌면 필연일지 모른다. 삼성 계열사 사장단들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시기에 이 회장에게 정답을 내놓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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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