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재계에서 드문 '부부경영'으로 알려졌던 오리온그룹의 경영구도에 적잖은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지금까지 오리온의 부부경영은 담철곤 회장이 식품·제과부분을 전담하고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 사장이 신사업을 담당하는 구도였다. 담 회장이 8개월 공백 끝에 경영복귀를 앞두게 되면서 부부간 역할 분담에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3일 오리온에 따르면 담 회장은 지난달 19일 출소 후 현재까지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당분간 건강회복 등을 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오리온 안팎에서는 이같은 휴식이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곧 경영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요 현안은 아마도 복귀 이후에 처리되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늦어도 3월중에는 담 회장이 다시 경영수첩을 집어들 것으로 그룹에서는 본다.
오리온은 그동안 담 회장의 재판과정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선처를 호소해왔다. 담 회장이 지난해 6월 구속된 이후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결정이 미뤄지고 있어 타격이 크다는 논리였다.
이에 따라 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게 되면 그동안 미뤄져 왔던 오리온의 해외사업투자, 국내 사업전략 등의 굵직한 현안이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부부경영'에 대한 내부 정리도 병행되리라는 관측이다.

오리온은 이 사장이 전담해온 신사업부문을 지속적으로 축소 시켜왔다. 지난 2006년 바이더웨이를 시작으로 메가박스, 롸이즈온, 온미디어 등 비식품계열사를 지속적으로 매각했던 것. 반면, 상대적으로 제과·해외사업부문에서 이 사장의 역할도 적지 않게 커졌다.
문제는 지난해 담 회장의 회삿돈 횡령·유용혐의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 사장은 검찰에서 기소유예를 받았지만 이는 부부를 한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는 관례에 따른 것일 뿐 혐의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때문에 이 사건을 오리온의 부부경영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이 사장은 지난해 8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남편은 회장이면서도 나 때문에 권한을 수행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며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게 되었고 이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담 회장이 석방된 현 시점에서 부부경영에 대해 메스를 데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오리온이 계열사 미디어플렉스 등을 매각하고 식품사업 집중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 사장이 전담해온 비식품사업을 정리하면서 본격적인 담 회장 체제 강화에 들어가리라는 것이다.
다만, 이 사장이 아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극단적인 조정이 이뤄지리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담 회장이 오늘날의 오리온을 일궈 온 만큼 이 사장이 기존 경영체제에서 한발 물러나는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1대 주주인 이 사장을 아예 경영에서 배제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이 사장은 오리온의 지분 14.50%를 보유한 1대주주로 담 회장은 2대주주(12.92%)다. 이에 따라 향후 이 사장의 역할은 담 회장의 '조력'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오리온은 앞으로 세계화를 성공시켜야한다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1차적으로 목표를 삼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에 1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계획했지만 담 회장 구속으로 인해 보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이 회장의 경영복귀에 맞춰 공격적인 해외 공략 행보를 보일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담철곤-이화경 부부가 어떻게 호흡을 맞출지가 향후 해외시장의 가능성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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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